미국 정부에 대한 재제 뿐만 아니라 대만 방문 관료 개인 재제도 병행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벌이면 한국군이 참전한다는 소문까지 퍼져
-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등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갈수록 격해져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지난 14일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을 포함한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 5명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이어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 언론과 SNS에는 애국주의 기사와 영상들이 넘쳐나고 있다.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을 포함한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 5명은 14일 미군 C-40C 전용기편으로 대만에 도착했다.
미국 대만 협회는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 5명은 대만에 머무는 동안 대만 지역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이른바 '미·대만 관계', 역내 안보, 무역투자, 공급망 등의 의제를 논의하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하원의장에 이어 연달아 대만을 방문하는 미국 인사들에게 중국 정부는 발끈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해협 양안의 안정을 바라지 않고, 양안의 대립을 부추기며 내정간섭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중국은 미국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재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맞서 강력한 군사 무력 시위를 진행한 중국이 이번 미국 상원 의원들의 방문을 대만에 대한 무력 시위를 이어갈 명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2일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 의장이 대만 지역을 방문을 계기로 전례 없는 무력 시위를 감행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내정간섭, 주권과 영토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짓밟으며 대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의 최대 파괴자이자 지역 안정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밝히고 미국 측에 경거망동 하지 말고 일방통행 하지 말고 일찌감치 대만으로 중국을 다스리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을 포함한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 5명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 강력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그동안 미국 측에 어떤 형태의 미·대만 공식 왕래도 중단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 또한 중단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해 왔다며 중국은 미국의 도발에 개인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직계 존비속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8건의 대미 재제 조치를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의 남편인 폴 펠로시가 2010년 남편 폴 펠로시가 홍콩에 민키 아시아 펀드를 설립했고 현재 이 펀드는 2022년 관리자산 규모는 174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히고 펠로시 자신도 '중국 밥 먹고 중국 냄비 부수기'라는 잘못된 행동에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중국이 펠로시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개인에 대한 조치와 더불어 대미 재제 조치도 발표했는데 중국이 밝힌 8개 조치에는 미·중 간 3개 군사교류 체제 철폐와 사법, 금융감독,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고위 관료의 방만을 허가한 대만에 대해서는 천연 모래 수출을 중단하고 대만산 귤과 냉동 갈치, 냉동 고등어 수입 등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대만에 대한 재제 조치는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수호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중국 인민은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고 조국 통일을 실현하려는 결연한 결의와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중국이 이번에 대만을 찾은 미국 의원단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개별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상을 전했다.
미국 주요 인사들의 대만 방문은 한국에도 불똥이 튀었다. 대만 언론들은 미중간에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은 미국의 혈맹이기에 자연스럽게 대만을 돕기 위해 군을 파병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부장관이 미국의 소리(VOA)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유사시 일본과 한국은 미군을 지원해 개입하게 되어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 대만 국민당 의원이자 외교관인 지에원지는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친여성향의 언론들이 한국이 군대를 파병해 대만을 돕는다는 거짓 뉴스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군의 대만 파병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전했는데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우리가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국 기지를 먼저 처내면 되겠네”, “정말로 한국이나 일본군이 참여한다면 아마 그 소굴은 모두 초토화될 것이다” 등의 격앙된 반응과 더불어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웃기는 소리하네” 등 보도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도 보였다.
또한 중국 SNS에는 미국 주요 인사들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의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인으로써 조국을 믿고 따라라”, “미국에 대한 강력한 재제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게 돌만 던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등 중국 네티즌들은 대부분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댓글들을 주로 달렸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미 의회 대표단이 도착한 14일 중국군 전투기 22대와 군함 6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포착됐고 KJ-500 조기경보기 1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미국 고위급 관료들의 중국 방문이 이어지고 그 때마다 중국의 즉각적인 무력 시위가 반복되면서 남중국해에서의 긴장감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남중국해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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