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매파적 신호 강해진 연준… 환율 하락폭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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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매파적 신호 강해진 연준… 환율 하락폭 제한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8.14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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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OMC 회의록 17일 공개
반도체 업황 하락 사이클 진입…원화 약세 가능성 커져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 1280~1330원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이번주 외환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이 크게 안도하긴 했지만,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 높은 만큼 연준은 지속적으로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서 이번주는 환율 하락 폭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금융시장 안도에도 불구 매파적 색채 드러내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7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8.5%, 전월비 0.0%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지난 3월을 고점으로 피크아웃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끈 것은 가솔린 가격 하락이다. 물가지표가 발표되면서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9월 FOMC에서의 75bp(1bp=0.01%포인트) 인상 확률이 8일 기준 71.7%에서 13일 45%로 낮아졌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후반부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내년에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강한 만큼 당분간은 높은 폭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7월 FOMC 이후 매파적인 색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전망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우려의 하나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지난주 CPI가 나온 이후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반응이 다소 안일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율은 미 CPI 발표 이후 바로 하락했다. 이후 12일에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원 내린 13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백 연구원은 "연준은 시장이 연준의 의지를 오판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환율이 아래쪽으로 많이 떨어지기엔 쉬운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80~1330원 대로 예측했다.

반도체 하락 사이클 진입…"환율 하락하기 어려워"

외환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하락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환율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관련 시장조사기업들은 실적발표 가이던스를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드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올해 3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6월 전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하락 진입을 진단하는 분위기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세트 출하가 예상을 하회했고 향후에도 세트 전망치가 하향하고 있다"며 "전방 업체들은 메모리 부담을 메모리 생산업체들에게 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방 수요처들과 메모리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은 전형적인 메모리 하락 사이클의 현상"이라며 "이 구간에서 메모리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재고 축소"라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은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다가 글로벌 경기침체 전망이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은 결국 국내 기업과 원화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율이 아랫쪽으로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미 산업생산, 17일 미 소매판매 발표

이번주는 미국과 중국에서 지표가 다수 나올 예정이다. 먼저 15일에 중국에서 7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지수가 공개된다. 16일에는 미국의 7월 건축허가, 주택착공건수, 설비가동률,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이어 17일에는 미 FOMC 의사록과 함께 미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서 발표되는 생산, 주택, 소비 지표들은 혼재된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경기 방향성을 두고 금융시장 내 의견은 엇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활동은 다소 회복되고, 광공업 생산은 전월비 소폭 증가하고 설비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 차질 우려 완화 등이 제조업 내 생산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혼재된 지표로 경기 방향성을 명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위원들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16일과 17일에는 미 월마트, 홈디포, 타겟 등 소매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된다. NH투자증권은 "7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며 불확실성을 해소했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이 높았고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의 가격 상승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1분기 당시 실적 발표와 유사하게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관련된 기업의 실적이 재차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확대될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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