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폴더블폰에 '사활 건' 삼성전자와 '간 보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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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폴더블폰에 '사활 건' 삼성전자와 '간 보는' 애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8.1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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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갤럭시 언팩 2022' 4세대 폴더블폰 공개
BTS 앞세워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 선언
애플 폴더블폰 출시 일정 미정…2025년 전후 전망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에서 처음 공개된 삼성전자와 방탄소년단(BTS)의 '갤럭시Z 플립4 X BTS' 협업 영상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가 출시된 10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퀘어가 보라빛으로 물들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하며 글로벌 인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를 전면에 배치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의 빌딩숲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과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가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열고 Z플립4(위아래로 접는 폰)와 Z폴드4(옆으로 접는 폰)을 처음 공개했다. 뉴욕 맨해튼 시내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중심부에 위치한 갤럭시 체험형 팝업 스토어에서 열린 이날 행사엔 내외신 기자와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같은 시각 런던에서도 유럽 지역 관계자들이 언팩 행사를 생중계로 함께 했다.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 후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뉴욕 최대 번화가인 타임스퀘어에 BTS 멤버 전원이 등장하는 갤럭시Z 플립4 광고 영상을 초대형 스크린 15개를 동원해 일제히 상영하며 신제품 출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갤럭시Z 플립과 Z폴드4는 오는 26일부터 한국과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0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0일(현지시각)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 선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언팩 2022' 행사 직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Z플립4·Z폴드4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 대세화, 대중화를 보다 빠르게 실현할 것"이라면서 "폴더블폰 대중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카테고리지만 삼성이 폴더블을 대세로 이끌고 있다"면서 2019년 첫 공개한 갤럭시 폴더블폰이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갤럭시 플래그십 판매의 50%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 사장은 "지난해 출시한 Z플립3·Z폴드3에서 어느 정도 사용성을 갖추면서 이미 폴더블 대중화가 시작됐다"면서 "이제 Z플립4·Z폴드4를 통해 더 완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폴더블폰만 1000만대 이상 판매해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는 한편 글로벌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1위 자리도 수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폴더블이 메인스트림으로 가야한다"면서 "앞으로 모바일 시장이 이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으며 생태계 확대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 사장은 Z플립4와 Z폴드4에 대해 "모든 면에서 더욱 완벽함을 추구했다"면서 "(기술완성도) 100%로 끌어 올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작 대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대폭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또 향후 폴더블폰 확대를 위한 새 폼팩터(기기의 구조와 형태) 계획에 대해 그는 "다양한 시도와 선행개발을 진행 중"이라면서 "8년 정도 선행개발을 통해 현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충분한 경험과 완성도가 있을 때 시장에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4세대 폴더블폰은 지난해 공개했던 3세대보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카메라 기능을 한층 끌어 올렸다. 갤럭시Z플립4에는 직전 모델보다 65% 더 밝은 이미지센서가 장착됐고 화면을 접은 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인 ‘플렉스 모드’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배터리 용량은 전작보다 12% 늘어나 3700㎃h가 됐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며 성능을 좌우하는 AP칩은 퀄컴의 스냅드래건 8플러스 1세대가 탑재된다.

가장 큰 변화는 화면을 접는 부분의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 부분에서 이뤄졌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힌지 부분 구조를 완전히 바꿔 접합 부분 두께를 눈에 띄게 줄였다. 갤럭시Z폴드4는 무게를 8g 줄여 시리즈 역사상 가장 가벼운 263g까지 끌어내렸고 기기의 길이를 3.1㎜, 두께는 0.2㎜ 줄였다.

특히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신제품 가격 인상 폭을 최대한 억제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노 사장은 "진정한 폴더블 대세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면서 "지금 상황이 여러면에서 불리하지만 판매량 극대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점유율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플래그십 파트너로 경쟁을 하고 있고 삼성 가전 등과 연결성을 강화해 점유율을 높여 가겠다"고 답했다. 갤럭시Z플립4의 가격은 256GB가 135만3000원, 512GB가 147만4000원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폴더블 간보기 길어지는 이유

삼성전자가 벌써 3번째 신작을 내놓으며 폴더블폰에 사활을 걸고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강력한 경쟁사인 애플은 잠잠하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출시한 2019년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접을 수 있는 유연 전자기기'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업계에선 애플의 첫 폴더블폰이 2024년 또는 2025년을 전후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애플이 적절한 시장 진입 시점을 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추측과 전망이 난무하지만 애플은 아직까지 어떠한 공식적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간보기가 길어지는 애플의 속내는 뭘까. 과거 행보에서 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애플은 2014년 9월 애플워치를 선보였다. 시장 최초는 아니었지만 세련된 디자인으로 스마트워치를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정착시키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로 도약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특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의 장단점과 소비자 기호 등을 모두 파악한 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이 무르익은 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의 창업자 로스 영은 지난 3월 "애플은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2025년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정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로선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공개 시점을 2025년 이후라고만 설명했을 뿐 실제 출시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선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참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반면 폴더블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은 매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출하량은 올해 650만대에서 내년 1300만대까지 늘어나고 2025년에는 1억172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 또한 폴더블폰 출하량이 2024년까지 연간 53%씩 증가해 2024년 3185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가 첫 출시된 2019년부터 계산하면 2024년까지 연평균 122%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3250만대였다. 2017년 15억6570만대, 2018년 15억520만대, 2019년 14억7910만대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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