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CPI 둔화에 시장은 환호...연준도 안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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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둔화에 시장은 환호...연준도 안도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8.1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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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예상치 하회...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에 증시 상승세
전문가들 "샴페인은 일러...여전히 높은 CPI에 연준 긴축 가능성 열어둬야"
10일(현지시간) 7월의 미국 CPI가 긍정적으로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7월의 미국 CPI가 긍정적으로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강한 반등에 나섰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안도랠리로 이어진 것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CPI 상승률 둔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연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 7월 CPI 상승률 8.5%...예상치 하회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7월 CPI는 긍정적이었다. 

7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8.5% 올라 지난 6월(9.1%)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8.7% 상승을 예상한 바 있으나 예상치도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변화가 없어 6월(1.3% 상승) 및 시장 예상치(0.2% 상승)를 크게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5.9% 올라 전월과 같았으나 시장 예상치(6.1% 상승)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6월(0.7% 상승) 및 시장 예상치(0.5% 상승)를 하회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 지수가 2.9% 반등했고, 11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 또한 1.5% 안팎의 강세를 유지중이다. 

투자자들이 안도한 이유는 연준의 강도높은 긴축 정책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레이더들은 수요일 데이터에 고무적인 견해를 보였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3.4%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CPI 보고서 발표 이전의 3.6%에서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50%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56.5%에 달해 전일(32%)대비 크게 올랐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3.5%로 전일(68%) 대비 하락했다. 
 
연준 통화정책 경로 변경 여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CPI 상승률 둔화는 긍정적이지만, 이것이 연준의 통화정책의 경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전월 대비 완화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와는 거리가 멀고, 일부 항목에서는 꾸준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CPI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상승률이 둔화됐으나, 식품 가격 및 주거비용의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비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보스턴칼리지의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베튠은 "이것은 일반 가정에는 뒤섞인 축복"이라며 "그들은 아마도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보고 좋아하겠지만, 여전히 높은 식품 가격으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포트글로벌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는 "이 숫자의 문제 중 하나는 임대료의 압박이 여전하다는 점"이라며 "연준은 9월의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 가능한 한 긴축 사이클을 빨리 끝내고 싶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연준 위원들은 CPI 보고서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지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8.5%의 물가상승률은 기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이번 CPI가 자신의 금리인상 경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3.9%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4.4%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감안할 때 내년도 금리인하 전망이 다소 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으로 미 CPI가 앞으로 전월대비 0%를 지속한다 가정해도 내년 1분기 CPI 상승률은 4%를 상회한다"며 "과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최종 마무리된 시점에서의 기준 금리는 해당 시기의 CPI 상승률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7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을 감안해도 내년 금리인하 전망은 다소 과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또한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부터 식료품 가격까지 전반적인 가격 변동성이 크게 커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지표 한 번에 일희일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9월 FOMC 이전에 8월 CPI 발표가 한 차례 더 남았으니 샴페인은 그 때 터뜨려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증시의 안도랠리는 좀 더 이어질 수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주식시장 경로가 어둡지만은 않다"며 "9월 75bp 인상에 따른 실망 가능성은 있지만 4분기 연준의 긴축 속도가 확연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여기에 4분기 경기가 침체가 아닌 정도로 유지되면 의외로 주식시장은 좀 더 힘을 낼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인플레와 긴축에 대해 안심하기는 어려우나 적어도 주식시장의 안도감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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