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美 CPI에 달린 물가정점론…환율 1280~1330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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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美 CPI에 달린 물가정점론…환율 1280~1330원 전망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8.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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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고용 52만8000명 증가
이번주 미 CPI 컨센서스 8.9%
연준 공격적 긴축 기조 누그러질 가능성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의 지난달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번주 외환시장은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팽배했던 경기침체 우려가 잦아든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CPI 지수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경우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연준 9월도 75bp 인상 가능성 커져

고용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52만8000개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인 25만8000개의 두 배 이상이다. 전월(39만8000개)과 비교하면 일자리는 13만개가 늘었다. 

실업률은 3.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기록한 50년만의 최저치와 같은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고용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일 기준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올릴 것으로 보는 비율은 68%로, 일주일 전인 28%에 비해 높아졌다. 반면 50bp 인상을 가늠하는 비율은 일주일 전 72%에서 이날 기준 32%로 떨어졌다.

CPI 컨센서스 8.9%…연준 금리인상 기조에 영향

시장의 관심은 이번주 발표되는 미 CPI에 집중될 예정이다. 

지난 6월 미 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올랐다. 이는 1981년 12월(8.9%) 이후 40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미 물가상승률이 8.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6월보다는 살짝 낮아진 수준이다. 

8%대 물가도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시장 예상대로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된다면 이는 곧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가 정점론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수요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등이 많이 떨어져 헤드라인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주 CPI가 8%대를 나타내면 물가 정점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물가 자체가 떨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최근에는 공급망 차질로 물가압력이 상승한 것도 있어서 추가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은 완만하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정점론이 나오면 연준의 금리인상폭이 둔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달러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임금이나 주거비 등은 한번 상승하기 시작하면 쉽게 꺾이지 않는다"며 "에너지 가격 때문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의 우려를 꺾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품 수요는 조금 꺾이고 있는 반면 서비스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에너지보다 서비스 측면의 인플레이션 기여도가 에너지보다 높아서 이 상황이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기 힘든 환경을 유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예상대로 8%대 CPI가 나오면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수 있지만, 예상 외로 물가가 폭주할 경우 달러화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백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어느 정도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인가이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게 나와도 연준이 75bp 인상 얘기에 무게를 싣지 않으면 환율 상승 폭 자체는 크지 않겠지만, 만일 무게를 싣는다면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 1280~1330원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8원 내린 1298.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00원대에 마감한 것은 지난달 29일(1299.1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는 5일 저녁 발표되기로 예정됐던 미국 내 고용지표에 대한 관망세가 이날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키웠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80~1330원 대로 예측했다. 

앞으로 이달 남은 기간에는 7월 FOMC 회의록 공개(17일), 잭슨홀 미팅(25~27일)이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은 "7월 소비자물가가 8% 후반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그것만으로는 연준의 긴축 톤을 빠르게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인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1.5%포인트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불러드 총재의 의견대로 갈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 3.75~4%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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