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던 기업형 슈퍼, '1시간내 배송'으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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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던 기업형 슈퍼, '1시간내 배송'으로 살아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0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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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
2010년대 들어서며 역성장세 지속
편의점·골목상권·대형마트에 치이는 '샌드위치' 평가
'1시간 이내 배송' 물류거점으로 부활 노려
모델이 서울 화곡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의 배송비 정책 변경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역성장을 거듭하던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퀵커머스' 경쟁을 본격화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도심 속 입지를 갖춘 준대규모점포 특성을 살려 '1시간 즉시배송'의 물류 거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이다. 

SSM은 대형 할인마트와 골목상권 슈퍼마켓의 중간에 위치한 형태로 2000년대 빠르게 성장하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장 경쟁력이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SSM업체(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상품군으로 따져보면 일상용품(-4.9%)‧생활잡화(-1.1%) 등 비식품군(-3.3%)과 식품군(-1.7%)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주요 SSM 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SSM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슈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2억원에서 25억원으로 21.9% 감소했다. 점포 효율화를 위해 전년 1분기 대비 29개의 매장을 축소(424개→395개)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GS더프레시의 매출은 3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6.1% 감소한 8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320억원으로 5.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22.2% 증가했다. 다만 이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2019년 1200여개에 달했던 전국 SSM 점포 수도 지난 6월 기준 1095개로 줄었다.

업계는 SSM의 경쟁력이 약화된 원인으로 '애매한 정체성'을 꼽는다. 전국 편의점 점포수는 2010년 약 1만 7000개에서 올해 약 4만 5000개로 늘었다. SSM보다 접근성, 편의성이 월등히 뛰어나다. 골목상권 식자재마트와 비교했을 때 SSM에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규제가 적용된다는 단점이 있고,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는 취급 품목수에서 밀린다. 

기존 점포가 '물류센터' 역할 수행…투자부담 적어

최근 유통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새벽배송 시장에서 물러나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며 SSM 업계도 부활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는 빠른 배송을 위해 지역별로 촘촘히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해야 하지만 SSM은 기존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선식품의 신선도 확보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1시간 즉시배송'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퀵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동안 주문금액과 무관하게 모든 고객에게 3000원의 배송비를 받아왔던 정책을 개선해 지난 1일부터 3만원 이상 주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오픈 초기보다 635% 늘었으며, 총 구매자 수는 627%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실적과 비교해도 매출과 총 구매자 수가 각각 150%, 158% 신장했다. 재구매자는 전년 동월 대비 252% 증가했다.

이태신 홈플러스 온라인사업부문장(전무)은 "전국 33개 도시의 252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제공하고 있는 ‘1시간 즉시배송’ 이용 고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배송비 정책을 대폭 개선한 만큼 1시간 즉시배송의 편리함을 보다 많은 고객들이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스피드e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반경 1.5km내에서 접수된 배송 건을 1시간 내에 처리한다. 

최근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롯데쇼핑도 롯데슈퍼를 통해 1시간 내 배송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과 요기요가 선보이는 '요마트'가 지난 6월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사진제공=요기요
GS리테일과 요기요가 선보이는 '요마트'가 지난 6월 서비스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사진제공=요기요

이달부터 GS프레시몰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GS리테일도 요기요를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운영중이다.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하는 '요마트' 서비스는 요기요 앱을 통해 주문하면 1시간 이내 배송받을 수 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에 따르면 요마트는 3040 여성의 주요 고객층을 확보했다.  

박우현 요기요 신사업본부장은 "퀵커머스 서비스는 비싸고 신선하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빠른 배송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한국형 퀵커머스로 요마트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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