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출시됐지만…자격 까다롭고 금리 높아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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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기 주담대' 출시됐지만…자격 까다롭고 금리 높아 실효성 '의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8.0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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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연 4.85% 금리…상단 5% 육박
나이 등 자격 제한 까다로워
보금자리론 수요 역시 감소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리인상기에 이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이달 출시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각광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월 상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나온 상품이다. 

다만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대출 대상자에 해당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대출금리의 우상향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책모기지 자체에 대한 수요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50년 만기 보금자리론 공식 출시…최고 연 4.85%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전날부터 50년 만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금리는 두 상품 모두 최고 연 4.85%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새정부 가계대출 관리 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 방안'을 공개하면서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초장기 정책 모기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대출자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줄여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낮춰 대출 한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만 34세 이하 또는 결혼 7년 이내 신혼가구인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기존 40년 만기 주담대 대상자가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가구였다면 해당되는 대상자를 좀더 좁힌 셈이다. 

상환방식은 원금균등, 원리금균등방식 두 가지다. 대출금리는 30년 만기 금리(연 4.8%)에 0.05%포인트를 가산한연 4.85%다. 

실제로 50년 만기 정책모기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 3억원을 대출받으면 40년 만기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연간 96만원 줄어든다. 

주금공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도입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은 이용자 비중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보금자리론의 18%를 차지한다"며 "은행권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자료=주택금융공사
자료=주택금융공사

자격요건 까다롭고 금리 높아 실효성 떨어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50년 만기 주담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보금자리론 자체의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 대출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미혼이면 본인만, 기혼이면 부부합산)에 주택면적 전용 85㎡ 이하, 주택가격은 6억원 이하일 경우 최대 3억6000만원(미성년 자녀 3명일 경우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KB시세가 6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해당된다.

소득조건이나 주택 면적에 제한 없이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일 경우 대출이 가능한 적격대출보다 더 조건을 갖추기 어려운 셈이다. 게다가 서울 내에서는 9억원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매물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50년 초장기론임에도 금리가 최고 연 4.85%로 결코 낮지 않다는 것 역시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연 4.04~6.028%였기 때문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92~6.254%로 집계됐다. 일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시중은행 금리가 정책금리보다 저렴한 것이다.

정책모기지 상품 감소세 심화

금리가 상승하면서 정책모기지 상품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신규 판매금액은 지난 5월 기준 8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1조8122억원)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5월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5월 보금자리론 신규 판매금액(2조491억원)과 2020년 5월(1조8765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는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3.00~3.40% 수준이던 보금자리론 금리가 이달 기준 4.5~4.85%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통상 보금자리론 금리는 국고채 5년물 금리를 따른다. 조기상환 등을 고려한 기초자산의 가중평균 만기가 약 5년 남짓이기 떄문이다. 올해 1월 연 2.28% 수준이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5월 3.2%, 6월 3.7%까지 약 1.5%포인트가량 올랐으나 현재는 3.2%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금자리론 금리는 더욱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서 보금자리론 수요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중 가장 보금자리론 수요가 많았던 시기인 2019년 12월 8조632억원(서민형 안심전환대출 포함)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만 이 시기의 보금자리론 공급실적에는 한시적 대환대출 상품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포함돼 일반적 추세와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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