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곡식의 신에게 드리는 국가제사…사직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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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곡식의 신에게 드리는 국가제사…사직대제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9.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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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사직대제」, 야간 거행 …23일 오후 7시 사직단

 

TV 사극을 보면 신하가 “전하, 종묘와 사직을 지키시옵소서”라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종묘사직은 국가를 의미한다.

‘종묘’(宗廟)는 역대 임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고, ‘사직’(社稷)은 땅의 신(社)과 곡신의 신(稷)을 말한다. ‘종묘사직이 위태롭다’는 말은 ‘나라가 위태롭다’는 뜻이다. 그래서 역대 왕조는 종묘와 사직을 신성시했다.

 

▲ 2016 사직대제 전야제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23일 오후 7시부터 서울종로구 사직단에서 「2017년 사직대제」(社稷大祭)를 거행키로 했다.

사직대제는 땅과 곡식의 신에게 드리는 국가적인 제사다.

농경국가에서 백성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수 있도록 자연에 감사하는 행사로, 삼국시대의 제천(祭天)행사에서 기원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는 나라를 세우면서 궁궐과 함께 종묘, 사직단(사적 제121호)을 마련해 경복궁의 동쪽에는 종묘를, 서쪽에는 사직단을 설치하고, 각 지방에도 사직단을 세워 백성의 편안함과 풍년을 기원했다.

사직단은 북쪽에 신위를 모시고 동서로 사단(社壇)과 직단(稷壇)을 배치하였다. 제사는 보통 2월과 8월(음력)에 지내고, 나라의 큰일이나 가뭄이 있을 때에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제사의 절차나 격식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으나 중국의 방식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점차 우리 고유의 예를 갖추게 되었다. 오늘날 행해지는 제사의식은 소·돼지·양의 생고기를 비롯한 각종 곡식을 마련하고, 전폐·영신례·초헌례·아헌례·종헌례·음복례 및 망예의 순서로 진행된다.

사직제에 사용되는 음악, 무용, 음식, 의복, 의기(儀器) 등을 비롯, 의례절차에 이르기까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가 깃들어져 있다.

사직대제는 고종 31년(1894)에 이르러 신관제(新官制)로 바뀌었고, 순종 2년(1908) 일본의 강압에 의해 중단됐다. 이후 1988년 10월 종묘제례의 보유자였던 고(故) 이은표의 고증을 통해 복원하여 봉행되어 왔다. 현재 전주이씨대동종약원내에 있는 사직대제봉행위원회에서 사직대제를 보존·계승하고 있다. 2000년 10월 국가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된 후 매년 가을에 봉행되고 있다.

 

올해 사직대제는 특히, 제례 본연의 엄숙함과 예술성을 살리기 위해 처음으로 야간에 진행된다. 󰡔사직서의궤(社稷署儀軌)󰡕 등에 따르면 사직대제는 삼경(三更, 오후11시~새벽1시)에 행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올해 행사는 원래의 야간 봉행 의식을 연출하되 현대 한국인의 삶의 시간에 맞춰 오후 7시부터 제례(祭禮) 봉행을 시작한다.

 

* 사직서의궤(社稷署儀軌): 조선시대 사직단(社稷壇)에서 행해지는 의식의 절차, 식례(式例), 사실(史實) 등을 기록한 책

 

행사 관람은 무려이며, 네이버 예약관람시스템을 통한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통해 관람신청을 받는다. 예약관람시스템은 20일 오후 2시부터 (http://www.chf.or.kr)을 통해 접속하면 된다.

 

▲ 2016 사직대제 전야제 /문화재청 제공
▲ 2016 사직대제 전야제 /문화재청 제공
▲ 2016 사직대제 전야제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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