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선두주자' 다투는 CJ·신세계…승부처는 해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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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선두주자' 다투는 CJ·신세계…승부처는 해외시장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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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품기업 줄이어 대체육 시장 출사표
'가공식품 강자' CJ제일제당, 만두·주먹밥 등 출시
신세계푸드, B2B 넘어 B2C 판매 개시
양사 '해외 시장 비중 더 클 것"
모델들이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플랜테이블 김치왕교자와 주먹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중소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던 대체육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 들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도 대체육을 비롯한 식물성 식품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가 확산되는 점은 대체육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채식 인구뿐 아니라 기후 변화, 동물복지, 지속가능성 등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며 대체육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53억 4800만 달러(약 6조 2000억원)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약 6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이 약 10억 달러 규모로 전체 시장의 21%를 차지하며 가장 크고 영국, 중국, 독일, 일본 등의 국가가 뒤를 잇는다. 이에 식품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매출 다변화를 위해 글로벌 대체육 시장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발판으로 '플랜테이블' 확대

CJ제일제당은 최근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식물성 식품 사업은 브랜드 '플렌테이블'을 통해서 전개된다. 플랜테이블은 지난해 12월 론칭과 함께 비건 만두와 김치를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출시 후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이달 플랜테이블은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2종으로 구성된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들에는 고기와 식감과 육즙을 구현한 대체육이 활용됐다.

CJ제일제당 측은 "궁극적으로 육류가 함유된 가정간편식 대부분의 제품을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렌테이블을 통해 선보이는 제품 종류에서 이같은 목표를 읽을 수 있다. 만두, 김치를 비롯해 떡갈비, 주먹밥 등의 신제품 메뉴는 CJ제일제당이 '비비고'를 통해 안정적으로 판매하던 제품이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 만두 시장 1위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식물성 제품을 추가해 선택지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탄탄한 B2C 역량을 기반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을 B2B 채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나가면서 국내 시장 대형화를 위해 급식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도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식물성 식품을 경험할 수 있는 B2B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지난 28일 열린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기존 B2B 채널 활용 이어 B2C 도전하는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자사 브랜드 '베러미트'를 통해 대체육 사업을 전개한다. 신세계푸드도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으로 대체육을 대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을 고기의 대체재가 아닌 대안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담아 '대안육'으로 명명했다.

신세계푸드는 그간 B2B 방식으로 대체육 사업을 운영해왔다. 베러미트의 대체육을 스타벅스나 기업, 기관 등의 행사에 공급했다. 스타벅스에서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신세계푸드는 B2C로 영역 확대에 나섰다. 소비자에게 직접 대체육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1일에는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를 오픈하고 식물성 콜드컷(슬라이스 햄)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매장에서 식물성 캔 햄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도 판매한다. 국내 식물성 캔 햄 시장에는 아직 경쟁자가 없다. 대체육 활용 가공 식품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햄 등의 '런천미트'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모습이다.

급식, 외식 등의 사업 부문에서도 대체육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육 활용 메뉴를 급식으로 공급하고 노브랜드 버거 등의 자사 브랜드에서도 하반기부터 관련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사의 ‘올반’ 간편식 중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이 사용되는 제품도 대체육으로 교체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신세계푸드도 해외 시장의 비중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8일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햄, 미트볼 등 런천은 전세계가 먹는 상품"이라며 "이를 좋은 성분의 제품으로 대안하고자 하는 대안육 시장은 외국인에게 낯선 메뉴로 구성된 K-푸드 시장보다도 훨씬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 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요구와 현실적인 필요성으로 인해 대체육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기업들도 완전한 비건 소비자를 공략하기보다 '이런 건강한 선택지도 있다'며 대중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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