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도 칼럼] '집값·가계부채' 상승 주범 '전세자금대출' 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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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도 칼럼] '집값·가계부채' 상승 주범 '전세자금대출' 이대로 둘 것인가
  •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22.08.0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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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질된 전세자금 대출...갭투자 부추겨
청년층까지 전세자금 대출로 내몰아
윤석열정부, 전세자금 대출 폐해 끊어야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전세대출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MB 정부 때이다"라고 혹자들은 얘기한다. 

그러나 이전에도 "'근로자 서민 주택전세자금대출' 및 '저소득 영세민 전세자금대출'이 정책적 지원으로 일정 대상에게 지원되고 있었다. 다만 지원의 성격이 확연하게 다르고 사실상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전세대출은 MB 정부때로 보는 것이 내용상 타당한 정설이다. 

전세대출 내용을 살펴보면 이전의 전세자금 지원은 '근로자의 주거안정과 목돈마련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1988년 설립된 주택신용보증기금이 시행하는 것이었다. 

전세자금대출, 본래 서민주거지원 차원에서 출발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일 경우에 대해 연소득(세대주 기준)이 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 조건과 호당 6000만원 이내(전세가격 70% 범위내) 금리는 연 4.5%, 2년 이내 일시상환(2회 연장 가능, 최장 6년) 조건으로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저소득 영세민 전세자금대출'은 동일 조건에 규모는 전용면적 60㎡ 이하에 대해 금리 2.0%의 저금리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근로자 및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에 충실한 정부의 역할을 하는 제도였다.

그 외 금융기관 자체에서 진행하는 상품이 있었으나 고금리(7~9%대)상품 이었기때문에 무주택 서민의 삶을 지원하는게 아니라 은행의 금리장사 상품에 불과했다. 즉, MB 정부 이전에는 부동산 시장의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를 이용한 현재의 '갭 투자'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었고, 실질적 서민주거지원이라는 정부의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는 전세자금 지원대출이었던 것이다. 

MB 정부,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로 전세가 상승 부추겨

그러나 MB 정부는 이러한 국가의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주택가격 상승 내지 주택가격 하락을 막는 전세자금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2008년 상반기부터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확대 시행했고, 2009년 9월부터는 한도를 최대 2억원으로 확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임대인의 전세자금 대출이라는 상품을 만들고 이를 정부가 보증을 서주면서 주택가격 하락을 국가가 막는 역할까지 했다. 이어서 2011년 11월에는 무주택 세대주 조건까지 철폐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사실상 방조했다. 

이는 곧 서울과 수도권 전역의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는 전세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자본주의 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임에도, 정부는 주택시장 혼란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명분과 임차인 지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마치 현 정부가 주택 임차시장 안정을 앞세워 임대인의 양도세를 비과세하는 편향적이며 과도한 혜택을 주는 정책과 그 형식과 내용이 흡사하게 느껴지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모든 소득에는 세금이 있다"라는 국가조세원칙까지 저버리는 정책이 과연 공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가 전세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증명됐으나 지금과 같이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부동산계의 삼성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워 임대만이 아닌 공공분양확대를 내세우며 '보금자리주택공급 확대정책' 정책을 시행했는데, 이때 내세운 저렴한 분양가가 시장의 상승심리를  잠재운 것이다. 강남 보금자리 분양가를 평당 1200만원, 하남미사는 평당 900만원에 대규모로 분양한다고 천명(闡明)하자 반값수준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 심리가 기존주택의 가격상승 심리를 완전히 꺾어버린 것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보금자리주택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의 한 보금자리주택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유주택·무소득자에게도 전세대출 허용

이어서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전세자금대출이라는 대국민 사기성 정책이 나오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에 서울보증보험의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종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고 2015년에는 한도를 5억원까지 늘렸다. 무주택서민 지원이라는 전세자금 대출지원의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주택 보유자도 대출이 가능하고 소득이 없는 사람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해주는 '안심전세대출'이 나왔다. 이 상품은 임대인 소유주가 대출이 많아 전세 수요자가 꺼려하는 물건에 대해 전세대출 신청 시 정부가 전세 보증금 대출을 한 금융기관에게 반환 보증을 해주는 것으로, 그야말로 은행은 정부의 비호 아래 금융 장사를 신나게 할 수 있는 돗자리를 정부가 나서서 깔아준 것이다.

즉, 주택가격을 넘어서는 비정상적이고 무차별적인 투기행위가 가능하도록 정부가 방조한 것이다. 여기에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감면정책과 함께 버팀목 대출한도 확대까지 한 마디로 집값 거품을 만들기 위한 대국민 사기성 정책을 무차별적으로 시행한 것이다. 결정적으로 대출완화 정책까지 시행하자 시장 주택가격은 급변하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확대하면서 주택가격 상방 압력이 작동되는 투기를 조장하게 됐고, 자본이나 소득이 없어도 신용도에 상관없이 계약금만 가지고 아파트를 계약해서 대출을 받고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맞추면 도리어 돈이 남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 확대로 전국에 '갭 투자' 성행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 폭만큼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투기꾼들은 벌떼 같이 시장에 달려들었다. 이때부터 갭 투자가 성행하기 시작했고, 투기꾼들의 주택 매집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전국에 버스를 타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특정 단지 매물을 갭 투자로 사들이는 '버스원정대'라는 투기꾼들 전성시대가 이때부터 시작됐다.

더 경악할 일은 기존 공공택지의 주택공급계획까지 중단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정책을 펼친 것은 토건족을 포함한 기득권들의 엄청난 입김이 어떠한 형태로든 있었다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두 정권의 연이은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 정책에 이어 더 허망한 사실은 진보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도 전세대출을 강력하게 제어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사실이다. 정권 말기에 뒤늦게 시기를 놓치고 규제를 했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버린 뒤였다.

결국 모든 정권은 기득권들 더 나아가 투기세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은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후벼판다. 전세대출확대에서 시작된  주택가격 폭등은 결국 2022년 7월현재 IMF(국제통화기금)마저 경고하고 나선 한국의 가계부채 위기 상태를 만들었고, 이는 한국경제와 청년들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는 암 덩어리가 돼버렸다. 

윤 정부, 전세자금 대출 폐해 끊어야

투기꾼들은 전세가 하락과 전세대출 축소·금지가 주택가격 하락의 신호탄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라도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섬긴다는 공약대로 전세대출의 폐해를 끊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의 '6.21 대책'을 볼 때 희망이 없어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정부는 얼마전 전세자금 대출한도 확대정책을 발표했다. 정치인들의 정책발표를 보며 대한민국이 탐관오리로 가득한 나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제 국민들이 이를 더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을 더 이상 정치인과 기득권, 탐관오리의 놀이터로 방치해서는 국가의 희망이 없다. 

전세대출이라는 '악마의 정책'을 젊은이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기성 세대와 함께 청년들이 힘을 합쳐 미래를 위한 날개를 펼치기 바란다. 역사는 항상 신성한 국민들이 바꾸어 왔다.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한 '대국민 전세대출 금지운동'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한문도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원예과를 졸업했다. 부산 동의대에서 부동산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와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특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임대주택사업 바이블'(2008년), '2015 부동산 그날 이후'(201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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