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선별이 관건...3분기 이익개선 업종에 주목해야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7월 주식시장이 모처럼 큰 폭의 반등에 나서면서 8월 한 달 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안도랠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 등 매크로 지표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히 상당한 만큼 본격적인 추세적 반등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추세적 반등은 시기상조...변동성 클 수 있어"
지난 7월 국내 주식시장은 큰 폭의 주가 반등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이 확산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7월 주식시장은 이같은 기존 악재로 인한 주가 하락 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점차 부각되고, 연준의 긴축 강도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빠른 반등세를 보였다. 7월 코스피 지수는 5.09% 반등하며 4주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월간 상승폭은 지난 2020년 12월30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흐름이 8월에도 이어질 지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제 중요한 관건은 현재 반등을 약세장 랠리 후반부로 봐야 할지, 추세적 반등의 전반부로 봐야할 지 여부"라며 "펀더멘털만 놓고 보면 추세적 반등보다는 약세장 랠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레벨과, 경기에 대한 인식이 경로를 바꾸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점, 그리고 추가 이익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그는 "약세장 진입 원인이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임을 감안하면, 추세적 반등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침체 우려를 경감한 이후 가능하다"면서 "과거 약세장 랠리 종료 이후의 패턴을 고려하면 전저점에 근접하는 변동성 확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평가했다.
좁은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의 상승세가 지속하려면 지수 반등을 자극했던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올라야 한다"며 "PER 배수가 올라가려면 물가가 확실히 고점을 찍음과 동시에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일보 후퇴해야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당순이익(EPS)도 뚜렷한 반등세가 확인되지 않기에 시장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유럽과 독일의 상대적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달러 강세 지속이 예상되고, 한국은 무역수지 적자 확대 지속에 따라 원·달러 환율 약세가 예상된다"며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소비둔화 우려가 상존하고 있고, 한국기업이익은 현재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수는 좁은 박스권 내 횡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경제지표 부진하나...외국인 순매수 기대는 유효
8월 초 확인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상당히 많고, 이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등락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일 공개되는 미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6월 53보다 부진한 52로 예상되고, 3일 발표되는 6월 제조업 수주는 5월(1.6%)보다 둔화된 1%로 컨센서스가 형성중이다. 5일 발표되는 7월 고용지표 또한 실업률이 3.6%로 유지되지만,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25만명으로 전월(37만2000명) 대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PMI는 확장 국면인 50을 상회하나, 전월대비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초 미국과 한국, 중국 등의 주요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등락 과정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건은 오는 10일 확인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라며 "핵심 CPI는 전년대비 6%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연속 둔화 이후 반등이고, 수요 불안을 진정시켜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물가 통화정책 안정과 경기침체 우려 완화 간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면서 달러약세, 채권금리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이하에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경우 코스피 기술적 반등의 수급 주체인 외국인 순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종목 선별이 관건...3분기 전망 상향 업종에 주목
경기모멘텀이 둔화되는 국면인 만큼 기업들의 이익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는 측면에서 볼 때 종목 선별이 관건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준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이 양호하고 3분기 전망이 상향되는 업종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낼 수 있다"며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건강관리와 음식료 등이며,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방산, 자동차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스트래티지스트는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기와 무관한 기업, 개별 테마 이슈가 존재하는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선호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주식시장이 기술적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낙폭 과대 업종 중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낙폭 과대 업종 중 실적대비 저평가 업종인 IT가전, IT하드웨어, 반도체, 미디어·교육, 증권, 소프트웨어, 화장품·의류 등을 대상으로 단기 트레이딩 기회는 좀 더 열려있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8월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코스피 예상밴드로 2300~2500선을 제시했으며, 키움증권은 2280~2600선을 예상밴드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300~2550선을 코스피 예상밴드로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8월 초 코스피는 2400선 안착 과정을 지내고, 지지력 테스트가 전개된 이후 코스피 기술적 반등의 1차 목표치인 2650선까지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