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50년만에 새로 탄생한다
상태바
세운상가, 50년만에 새로 탄생한다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9.18 2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리모델링 마치고 재개장…골격은 그대로 둔 보존형 개발방식

 

서울 중심 종로구에 가장 흉물스럽게 서 있는 낡은 건물이 세운상가였다.

종로3가역에서 충무로역까지 1km 구간에 7개의 상가가 길게 이어져 있다. 종로 쪽에서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가 그것이다.

1967년 11월에 지어진 이 건물은 당시엔 서울 최고의 명물이었다.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세계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라’라는 뜻으로, ‘세운’(世運)이라고 이름지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준공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산이 다섯 번 변한 지금, 서울의 중심이 강남으로 이동하고 강북의 중심이 슬럼화되면서 세운상가는 흉물로 변해 버렸다.

그 건물이 50년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산업혁신·문화공간으로 다시 서울시민을 맞는다. 서울시는 19일 세운상가를 정식 공개하는 개장행사 ‘다시 세운 한마당’을 연다.

 

▲ 세운상가 리모델링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세운상가는 일제말기 미군이 공습할 경우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防火) 공간으로 비워둔 공터였다.

6·25 전쟁이 끝나고 이 공터에는 무질서한 판자촌이 형성되고 ‘종삼(종로3가의 약칭)’이라는 사창가였다. 5·16 이후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 정부는 경제개발의 일환으로 서울 도시정비에 나서 이 공간에 대형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김현옥 시장이 판자촌을 밀어내고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였다. 1966년에 착공해 1968년에 완공되었다. 설계는 당시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씨가 맡았다.

세운 상가에는 구하지 못하는 물건이 없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어느 구석엔가 세상의 모든 것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로는 최고의 건물이었다. 주상복합단지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었고, 당시 유명인사들이 이 곳에 거주했다. 하지만 강남이 개발되고 백화점과 아파트 시대가 본격도래하면서 사람들과 상가가 빠져나갔다. 일렬로 세워진 세운상가의 빌딩군은 노후화되고 슬럼화되면서 서울도심의 애물단지로 변했다.

1980년대 세운상가는 만화방이나 성인오락물을 거래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청계천 일대에 난립해 있던 전자상가를 용산으로 이전시켰지만, 업주들은 그대로 용산과 청계상가를 동시에 운영했다.

 

▲ 완성후 세운상가 /서울시 제공

 

세운상가 재개발계획은 관선시장 시절부터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점포주들이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건물을 뜯어내고 다시 짓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주민갈등과 부동산 침체를 겪으면서 재개발사업은 지지부진했다.

2002년에 세운상가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오세훈 시장 시절에 1조4,000억원을 들여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남산과 종묘를 잇는 1km 구간의 녹지축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수립됐다. 이 계획에 따라 종로 대로변의 현대상가가 철거됐다. 세운상가를 철거해 공원을 만드는 구상이 추진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이마저 백지화됐다.

박원순 시장은 2014년 세운상가를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보존형 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53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 작업이 이제 막 끝나고 시민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