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연대기 II]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6) – 넷플릭스, 오스카에 집착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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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연대기 II] 넷플릭스 오리지널 10년사(6) – 넷플릭스, 오스카에 집착하는 이유는
  •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 승인 2022.07.2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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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다큐멘터리로 첫 오스카 받은 이후 최우수 작품상 못 받아
다른 스튜디오의 배가 넘는 프로모션을 하고도 작품상 수상 실패
올해 스트리밍 영화 최초의 작품상, 애플tv의 ‘코다’에 빼앗겨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겸임교수

[문동열 우송대 테크노미디어융합학부 겸임교수] OTT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영화계의 오랜 배척은 결국 영화는 영화관에서 상영되어야 한다는 오랜 전통에 관한 것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처럼 많은 OTT 오리지널들이 기존 영화제에서 영화로 인정받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벽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4년 OTT 플랫폼으로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가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첫 수상에 성공한 이후 OTT 오리지널 작품들이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오르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됐다.

OTT 플랫폼이 전 세계의 미디어-콘텐츠 업계를 장악해가고 있는 지금이지만, 영화계의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인 아카데미 상은 여전히 OTT 플랫폼에게는 큰 벽으로 남아있었다. 바로 아카데미 상의 꽃이라 불리는 ‘최우수 작품상’은 여전히 OTT 오리지널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이 작품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 중 처음으로 아카데미작품상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사진=넷플릭스홈페이지 캡처.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이 작품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 중 처음으로 아카데미작품상을 노렸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사진=넷플릭스홈페이지 캡처.

최초의 OTT 오리지널 작품상 탄생

지난 3월 있었던 제9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드디어 이 벽이 무너졌다. 넷플릭스는 거장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로 최초의 OTT 오리지널의 최우수 작품상에 도전했다. 2022년 94회 아카데미는 넷플릭스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해였다.

가장 많은 27개 부문에 작품을 후보로 올렸으며, 그 중 ‘파워 오브 도그’는 이미 많은 영화평론가에 의해 가장 ‘최우수 작품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넷플릭스의 영화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스콧 스터버 (Scott Stuber)는 아카데미 상이 열리기 전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할 수 해가 될 것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였다.

그의 발언이 있은 후 몇 일 뒤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터버의 말 대로 스트리밍 서비스 최초의 아카데미 상 최우수 작품상이 탄생했다. 하지만 수상자는 넷플릭스가 아니었다.

OTT 오리지널 영화 최초의 작품상의 영광은 애플 TV의 오리지널 영화 ‘코다 (CODA)’가 차지했다. 분명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쓰여 졌지만, 그 주인공이 넷플릭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10년 가까이 오스카의 꽃에 다가가기 위해 애를 써왔던 넷플릭스에게는 좀 심하게 말하면 ‘죽쒀서 개준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쯤 되면 아카데미 위원회가 그 동안 일부러 넷플릭스를 경원했다는 이야기가 음모론을 벗어나 왠지 그럴싸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2019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 감독상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2019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 감독상 등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는 왜 ‘상’에 집착을 하게 되었을까?

넷플릭스는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이야기지만, 미국 헐리우드와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 넷플릭스의 ‘상’에 대한 집착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이미 2019년에 넷플릭스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로 최우수 작품상에 가까웠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넷플릭스는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로마에 대해 에미상을 위한 캠페인에 최소 1500만 달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상을 노리기 위해 2500만 달러를 썼다고 알려졌다.

영화 로마의 제작비는 1500만 달러 (약 200억원)정도였다. 일부에서는 넷플릭스가 실제로 제작비의 세 배 이상 규모인 5,000만 달러를 프로모션 마케팅 비용에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수치는 경쟁업체들이 주장하는 규모이며, 공식적으로 넷플릭스는 그의 반 정도인 2500만 달러를 썼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가 마케팅 규모에 대해 경쟁업체의 주장보다 낮은 금액을 썼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프로모션으로 ‘상’을 탔다. 다시 말해 상을 샀다는 의혹을 줄이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넷플릭스로부터 스트리밍 최초의 작품상의 영예를 앗아간 애플tv의 영화 ‘코다’. 사진=애플tv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로부터 스트리밍 최초의 작품상의 영예를 앗아간 애플tv의 영화 ‘코다’. 사진=애플tv 홈페이지 캡처

정말 ‘작품이 좋아서’ 우리가 탄 것이지 우리가 상을 타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라는 조금은 어린아이의 억지같은 이런 주장이 귀엽기만 한 건 아니다.

넷플릭스는 이후 매년 오스카의 단골 손님으로 업계의 많은 부문을 쥐고 흔드는 ‘공룡’으로 부상했다. 단순히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한 쪽 구석에서 저작권만 받아먹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당당한 업계의 주역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아카데미라는 ‘인증’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 동안 넷플릭스는 소위 말하는 ‘영화제 용 오리지널 영화’에 많은 돈을 지출해왔다. 2019년 한해만 해도 넷플릭스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과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의 오스카 수상을 위해 제작비와 프로모션 비용으로 1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알려졌다.

아카데미 상을 앞두고 영화 제작사들이 이른바 ‘아카데미 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본인들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금 과하게 지출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평균적인 아카데미 프로모션의 비용은 영화 당 5백만 달러에서 많아봐야 2000만 달러다.

업계의 주장대로 로마에 5000만 달러를 쓰고도 최우수 작품상 획득에 실패한 건 어떻게 보면 넷플릭스의 큰 실책이기도 하고 이번 ‘파워 오브 도그’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아카데미 상은 넷플릭스를 외면했다. 더욱 뼈 아픈 것은 그 최초의 영광이 경쟁자라고도 할 수 있는 애플 TV에 돌아갔다는 점이다. 언제나 역사는 아이러니한 법이라지만 스콧 스터버는 아마도 시상식 전에 가진 호언장담에 대해 밤마다 이불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동열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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