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금융시장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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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금융시장의 위축
  •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
  • 승인 2022.07.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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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 한국과 미국이 각각 빠른 속도로 중립금리 근처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의 중반전이 지나가면서 글로벌 증시는 다소나마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6월 중순~7월 초의 저점에서 10% 이상 지수가 오른 증시가 여럿 발견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먼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전주대비 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한 달 넘게 지나고 있다.

아직 많이 사용되는 가격 지수가 5월까지 밖에 발표되지 않아 가격 움직임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미국의 경우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년동월에 비해 17% 이상 줄어든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거래 위축 현상이 뚜렷하게 발견된다.

금리인상이 불러온 부동산 시장 위축

어느 나라에서나 상당 부분의 매입 자금을 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금리의 움직임은 당연히 가격과 거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국에서는 장기 모기지금리의 움직임이 시간에 걸쳐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자신들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DSR을 적용하기 때문에 조달 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계가 수가 변화하고, 이러한 수요의 변화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제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사실 지난 10여년간 기준금리 변경이나 시장금리의 변화가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올라 봤자 저금리였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의 변동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단기금리 연동형 대출이 일반적인데, 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 변동이 매우 완만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금리 이외에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너무 많았다. 대표적으로 각종 규제 정책과 공급을 들 수 있다. 특히 다주택 보유가 주택가격 불안의 가장 큰 이유라는 다분히 의도된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책들로 전세가격이 크게 올랐고, 전세가격 상승이 다시 주택가격을 끌어 올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원치 않는 이주 가능성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회 이자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비용 없이 매매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 편의성을 높여줬던 전세 제도가 타격을 받은 것이나, 이른바 ‘똘똘한 한채’ 현상으로 양극화가 심화된 것 역시 이 같은 정책들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10여년과 달리 물가가 빠르게 높아지고 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다른 재료들은 숨을 죽이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이유로 올랐던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관련된 금융 거래에서 파열음이 들릴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물가의 상승은 공사비 증가를 통해 주택 매매시장뿐 아니라 공급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금융시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까?

무엇보다 가계 대출의 부실화 문제가 걱정된다. 지난 10여년간, 조금 더 짧게는 지난 5년여간 국내에서는 주택을 매수하기 위한 뜨거운 열풍이 불었고, 이와 함께 가계 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16년말 이후 올해 5월까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3% 증가했고, 규모상으로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의 1/3에서 미치지 못하지만, 주택금융공사 및 주택도시기금의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60%나 증가했다. 규모로 따지면 265조원 증가한 것이다. 또한 예금은행의 주택자금대출은 같은 기간 80%나 늘었다. 

가파픈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위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부담에 쏟아지는 '영끌족'의 매물

문제는 이러한 대출 중 상당히 많은 수가 20~30대의 이른바 ‘영끌족’에 의한 것이란 점이다. 이미 2019년 이후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어 왔는데, 특히 2021년에는 20~30대의 서울 주택 매수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나드는 등 젊은 층의 묻지마 주택 매수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이들의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택 매수 이외에 각종 투자를 위해 2금융권 대출도 크게 늘렸는데,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에 따라 20대의 개인회생 신청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주택관련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 결국 이들의 주택이 매물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가격의 하락이 또 다른 대출의 부실화로 연결될 수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최초의 문제는 신용도가 낮은 가계에 대한 대출과 관련 파생상품이었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

당연히 이를 막기 위한 정책 당국의 대책이 마련되겠지만,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되는 한 가계 대출 문제는 계속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금리 인상과 함께 주택 매매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계대출 문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물가 상승까지 겹쳐져 주택 공급시장 관련 금융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른바 프로젝트 금융(Project Finance: PF)과 브릿지론 문제다.

새로운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관련 금융을 다루는 기관들에 대해 이미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모양이지만, 높아진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개별 금융기관들의 위험을 넘어 금융 시장 내 유동성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구조는 다음과 같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건설 사업은 주로 프로젝트 금융에 의해 이뤄진다. 쉽게 얘기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비와 기타 비용을 지출하고, 분양에 따른 현금 흐름으로 프로젝트 금융의 배당이나 원리금이 상환되는 구조인 것이다.

물가 불안에 프로젝트 금융의 불확실성도 커져

문제는 물가가 올라 공사비가 급증하자 건설사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거나 공사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분양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초 프로젝트 금융에 참가한 금융기관들의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더구나 증권사들의 경우 참여한 금융을 단기금융상품으로 나누어 투자자들에게 매각했는데,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위험이 높아지면서 관련 단기금융상품의 금리가 치솟고 때로는 롤오버가 잘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증권사들은 해당 금융상품을 스스로 떠 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가 절실해지고, 이러한 현상이 심해지면 기존에 영위하던 일상적인 금융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프로젝트 금융 이전 단계에서는 시행사의 토지 매입 등을 위해 브릿지론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금융 거래 역시 불안이 커졌다. 브릿지론의 상환은 거의 대부분 프로젝트 금융으로 이뤄지는데, 공사비 증가와 금융비용 증가로 사업성이 줄어들면서 프로젝트 금융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브릿지론 상환이 이뤄지지 못함을 의미한다.

또한 토지의 가치는 보통 개발이 된 후의 가치를 일부 반영해 거래되기 때문에, 당연히 개발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토지 매각을 통한 브릿지론의 상환 가능성 역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프로젝트 금융뿐 아니라 브릿지론 역시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으로 나뉘어 매각된 경우들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나빠지면 전반적인 시장 금리와 개별 금융회사 및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부동산 금융 시장 상황 역시 조금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치솟던 부동산 금융관련 단기금융상품의 금리는 조금씩 안정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 부동산 금융 시장 역시 얼어붙을 수 밖에 없고, 이는 금융기관과 투자자, 나아가 전반적인 유동성 사정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관련되어 있는 모든 주체들이 정확히 상황을 판단하고 위험을 관리해야 할 시기다.

 

● 최석원 부문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2016년부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하다가 최근부터 지식서비스 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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