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상에 없던 반도체' 3나노 양산…파운드리 시장 뒤집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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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상에 없던 반도체' 3나노 양산…파운드리 시장 뒤집히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7.2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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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5일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출하식 개최
수율 개선 및 고객사 확보 등 과제도 산적해
25일 삼성전자가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 반도체 제품 출하식을 개최한 가운데 삼성전자 직원들이 3나노 반도체 제품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세상에 없던 반도체'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출하를 공식화했다. 파운드리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3나노 양산…"파운드리 업계 한 획 그어"

삼성전자는 25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V1라인(EUV 전용)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DS부문장),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 정현석 솔브레인 대표, 이현덕 원익IPS 대표, 김창현 원세임콘 대표, 이경일 피에스케이 대표, 고상걸 케이씨텍 부회장,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와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기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은 기술 개발 경과를 통해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등 사업부를 넘어 협업으로 기술개발 한계를 극복한 점 등을 강조하며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했다.

경 대표는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에 한 획을 그었다"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혁신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 역시 삼성전자 임직원과 반도체 업계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업계, 소부장 업계가 힘을 모아달라"며 "정부도 지난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바탕으로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부터 삼성전자는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시작해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했다. 그리고 지난달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다. 3나노 GAA 공정을 처음으로 고성능 컴퓨팅(HPC)에 적용한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5일 3나노 양산 출하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왼쪽부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쫓고 쫓기는 파운드리 시장, 뒤집이나

반도체 기술 발전은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더 많이, 전력 소모를 줄이며 만드는 게 핵심이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는 입체구조 공정인 '핀펫(FinFET) 기술'을 적용하는데 평판 트랜지스터보다 표율은 높지만 초미세공정으로 진화하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4면으로 둘러싸는 GAA 구조다. GAA 구조 아래에선 전류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이 개선된다. 핀셋 공정과 호환성 또한 높아 기존 설비와 기술을 그대로 쓸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나노 반도체는 주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고성능 저전력을 요구하는 차세대 반도체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보다 앞서 3나노 반도체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TSMC는 올 하반기 핀펫 기반의 3나노 반도체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TSMC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내놨다. 올해에만 400억~440억 달러(약 51조~56조2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300억 달러)보다 최대 47%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3나노에서 삼성전자에 뒤진 TSMC가 3나노보다 앞선 1.4나노 공정 개발에 서둘러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황제' 인텔 역시 공격적인 투자로 파운드리 시장을 노리고 있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내년까지 3나노 수준인 '인텔3'를 도입하고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자들의 매서운 추격 속에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지만 남은 과제 여시 적지 않다. GAA 공정 자체가 매우 난이도가 높아 수율(합격품 비율) 확보 및 안정화가 관건이다. 실제로 최근 퀄컴은 4나노 물량 일부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겼다가 TSMC로 옮겼다. 고객사 확보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로선 애플이나 엔비디아, 퀄컴과 같은 메이저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술 경쟁력과 투자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3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평택캠퍼스 3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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