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카카오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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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카카오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2.07.19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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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카카오는 지난 2년간 투자자 및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국내 대표 IT기업이다.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다양한 사업분야로의 무한 확장 등은 카카오의 기업가정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소재였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커머스, 핀테크, 모빌리티, 콘텐츠 등 카카오는 끊임없이 인수합병을 시도하며 몸집을 불렸고 기업가치를 키웠다. 

카카오의 멈추지 않는 진격 행보에 경고가 울린 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었다. 첨단로봇,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에 진출하기보다 간식배달, 미용실, 꽃 배달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은 카카오의 방향성과 철학에 대한 의심을 키운 기폭제가 되었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매각을 왜 추진하는 걸까 

카카오가 경쟁기업 네이버보다 앞선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모빌리티 영역이다. 혁신의 선두주자였던 ‘타다’가 정치권에 의해 좌초되면서 독주체제를 형성한 후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의 우버를 꿈꿨다. 네이버가 정치권의 규제와 견제를 피하기 위해 모빌리티 진출에 소극적이던 틈을 타 카카오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시켰다.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을 꿈꾼 건 무료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택시시장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카카오T가 바로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이다. 줄곧 소비자 편의 극대화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카카오의 메시지와 달리 현재 카카오는 모빌리티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카카오 택시. 사진=연합뉴스

라이벌 네이버보다 더 월등한 우위를 선점했던 모빌리티 매각의 이유는 간단하다. 카카오의 수익창출 방향성은 이미 모빌리티에서 웹툰, 웹소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일상의 모든 이동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방향성은 슬로건에 불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이 쉽지 않자 카카오그룹은 우회로인 매각을 선택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선택한 경영자의 고뇌를 비판하는 대중은 없다. 다만, 일상의 모든 이동을 위해 모빌리티 사업을 꿈꿨다던 카카오의 사회적 가치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 사모펀드가 지향하는 경제적 가치는 여러모로 배치된다. 전국 대리운전노조와 카카오공동체노조는 연일 사모펀드의 카카오모빌리티 인수 반대 목소리를 키워나가고 있다. 

카카오의 기업가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주체인 사모펀드는 사회적 책임이나 장기적인 방향성보다 단기 수익 창출에 몰두하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리 및 혜택 하락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공개(IPO) 전에 수익을 키우기 위해 요금 인상 등 소비자의 권리 및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다 대중의 항의와 반발에 부딪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입자 3100만명을 유지, 지난해 5464억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공개(IPO)가 쉽지 않자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위해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2대 주주로 물러앉는 건 카카오가 수없이 강조한 ESG경영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중은 카카오의 사회적 가치를 기억하고 있다. 

참고로 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클 수밖에 없는 모빌리티 분야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2010년 이후 규제와의 전쟁을 겪었던 네이버가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던 이유와 교훈을 깊이 생각했다면 카카오가 정교한 모빌리티 사업을 운영했을 것이다. 사업기회 창출에만 주력한 카카오의 기업가정신은 좀 더 진중한 경영철학이 필요해 보인다.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내기업가정신 독려를 통해 수많은 창업자를 육성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과감하게 자회사를 만들고 자신과 함께한 구성원에게 대표를 맡긴 후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을 택한 김범수 센터장은 조직 내외부에서 환호를 받았고 한국형 기업가정신의 이상적인 롤 모델로 각인되었다. 

아쉽게도 카카오의 기업가정신은 여타 기업보다 강했지만 경영철학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카카오의 사업 진출과 매각은 신속하고 과감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편으로는 무엇 때문에 그리고 왜 해당 사업을 하는지에 관한 진중한 고민과 성찰은 보이지 않는다. 카카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늘 경제적 가치 추구에 머물러 있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경영철학을 통해 카카오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비전과 미션이 명확하지 않으면 카카오 경영진의 생각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시행착오는 더욱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글로벌 기업의 핵심인재들은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와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경영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비전과 미션은 구호에 머물고 경영진은 일관되지 못한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올해 1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조직을 출범시켰다. 카카오그룹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는 이른바 컨트롤타워이다. CAC를 통해 사회적 책임과 카카오의 리스크 그리고 공동체 역할을 관리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얼라인(조정)하고 컨트롤(관리)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의 생각과 방향이 우선되어야 한다.

기업 공동체의 리스크와 사회적 책임은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방향성에서 시작된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센터의 취지는 좋지만 이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수는 없다. 카카오의 창업부터 성장과정까지 모든 책임과 역할은 오직 김범수 센터장에게 주어져 있다. 카카오의 경영철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사업은 어디를 향하는지 방향성 제시가 필요하다.

카카오의 강점은 신속함과 과감함에 있다. 그러나 경영철학이 부재한 신속함과 과감함은 곳곳에 시행착오의 흔적을 남긴다. 경영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회사의 방향성은 표류하게 된다. 카카오는 어떤 기준과 가치관으로 사업을 추구하고 있고 어떤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중은, 그리고 사회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에게 묻고 있다.

지금 카카오에겐 경제적 가치를 위한 신속한 사업확장보다 사회적 가치를 위한 진중한 경영철학을 갖춰야 할 상황이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으며 올 2월 '2022년 한국경영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K-Management 혁신논문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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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7-19 21:44:14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