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 "금리인상,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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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 "금리인상,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좌우"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7.15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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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초 보다 올해 하우스푸어 문제 더 심각
DSR 규제 중심으로 바뀌어 금리 상승 대응여력 부족
매수자, 내년초부터 움직여야.
압구정·반포 등 한강변 노른자위 지역, 1기 신도시 등
미래가치 높은 지역 주시해야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유태영 기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유태영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올 하반기 부동산 가격은 금리인상이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으로 재편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올 하반기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했다. 박 교수는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을 지내고 올해 초 퇴직했다. 현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과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박 교수는 약 20년간 KB국민은행에서 한국 부동산에 대해 구체적인 데이터와 주요 대외변수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과 그로 인한 사상 초유의 '빅스텝'의 금리인상까지, 올 하반기 국내 부동산은 혼란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최근 서울 선릉역 박 교수 사무실에서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주제로 인터뷰 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 일문일답. 

-올해 초 '전약후강'의 시장 상황을 예측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 등으로 '전약후강'(前弱後强)으로 예측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급격하게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더불어 중국 공장들의 코로나로 인한 장기 휴업으로 공급난이 심화됐다.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하니까 부동산은 더이상 가격이 올라갈 동력이 사라졌다. 금리가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시장으로 재편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급부족과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하반기엔 투자자나 실수요자 매수심리가 얼어붙었고, 특히 2030세대의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투자가 주춤하면서 더이상 가격이 오를 요인이 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에 취임하면서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었다. 하반기엔 실제로 규제완화가 될것이라고 봤는데 속도조절을 하면서 기대감도 사그라들었다.

이젠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수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5억원짜리 아파트가 2배 올라 10억원이 되니 이 가격이 꼭지가 아닌가 하는 부담감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사상 초유의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부동산시장 영향은? 

▲작년 10월부터 금융권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통한 가계부채 관리를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대출규제가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종전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담보위주 대출이라서 소득이 상관없었다. 중간 단계인 DTI(총부채상환비율)은 소득도 참고하지만 담보가치도 함께 산출했다. DSR은 대출 수요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금액이 정해지다보니, 즉 연봉을 기준으로 대출금액을 정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젊은층과 저소득층은 대출을 더 받고 싶어도 못 받게 됐다.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었는데 이번주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으로 더욱 매수세는 쪼그라 들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작년 7월 0.5%에서 1년만에 1.75%포인트 상승한 2.25%가 됐다. 기준금리가 주택담보대출로 반영되는데, 기존 주택 매수자는 2~3%대 주담대 금리를 예상했는데 4%대가 넘어가 버리는 상황이 됐다. 주담대 금리가 4%대로 올라서면 대출 수요자는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위축된다.

-가파른 대출금리 인상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이번에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올라서 실제 여신금리는 0.3~0.4정도 인상될거라고 보고있다. 5%대에 육박하는 주담대 금리 수준에서 대출 받아서 집 사려는 수요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기존 대출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다. 2010년대 초반에 '하우스푸어' 문제가 불거졌던 때 주담대 금리가 5~6%대였다. 현재 신규 주담대 금리가 4.7~4.8이었는데 올 하반기엔 더 오른다고 보면 5%대가 넘어가게 된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한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게 된다. 만약 5억원을 대출 받았다고 가정하면, 최초 대출을 받을 때보다 2% 금리가 더 오르면 한 달에 내야할 이자만 80만원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급여생활자가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갚는데 소득을 지출하게 되고, 소비는 위축된다. 전체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10여년전 하우스푸어와 다른 점이 있다. 그때는 주담대에서 LTV를 주로 봤고 DTI가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 대출이자가 50만원 더 올랐어도 신용대출을 받아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DSR 체계로 완전히 바뀌면서 신용대출도 다 막힌 상태다. 상환 능력이 10여년전보다 훨씬 떨어질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금리인상이 끝이 아니라는게 치명적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유태영 기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사진=유태영 기자

-8월 '전세대란' 가능성은.

▲지금까지는 주택 매매가격 안정이 전세가격 안정으로 동행하는 패턴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2020년 1월부터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이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올 하반기엔 매매가는 하락 안정화할수 있으나 전세가는 다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 매수 수요로 가야할 사람들이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인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물건을 찾게 된다. 따라서 전세수요가 증가하고 시장 수요자 패턴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경우 주택 공급은 크게 늘지 않기 떄문에 전세가격은 매매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전세가격은 올라가는 '분리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우스푸어를 대량 양산한 2011년엔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고공행진했다. 경기도도 같은 기간에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높아지는 분리현상이 나타났다.

-주택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수요자는 향후 금리인상 추이나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관망해야하는 시점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혜택을 받으려면 내년 5월 9일까지 매도해야하는데, 이 물건들이 내년 초에 시장에 나온다. 이 매물들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대출상환능력을 토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미래가치가 뛰어난 지역은 계속 주목해야한다. 자주 거론되는 용산, 반포,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한강변 노른자위지역은 앞으로도 투자가치가 높다.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도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해야 될 곳이다.

-공급부족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은.

▲지난 2017년도에도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기 때문에 공급부족 이슈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즉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는 '수요공급' 원리는 정상적으로 시장이 작동할 때에만 가능하다. 공급이 부족해도 금리인상 때문에 가격은 오르지 않게 된다. 현재 전반적인 공급부족은 사실이나 전면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 다시 금리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 공급부족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것이다. 내후년쯤부턴 공급부족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주택 미분양 전망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작년 말 이후 증가하고 있기는 하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부산은 2018년에 4000가구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200여가구 수준이라 많진 않다. 미분양은 시도별로 크게 보지 말고 시군구로 세밀하게 봐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지방 미분양 물량 증가는 특정 시군구의 상황일뿐이다. 대구를 예로들면 달서구가 2300여가구로 대구 미분양 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B국민은행에서 19년간 부동산투자자문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이자 한국금융연수원 자문교수다. 건국대부동산대학원 등 CEO과정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부동산 10년후 미래가치에 주목하라', ‘비금융자산 투자설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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