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 '힐스테이트'→'디에이치', 대림 'e편한세상'→'아크로'

건설사들은 자사가 시공한 아파트에 브랜드를 붙여 다른 단지와 차별화한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시공사 명칭과 지역명을 '아파트' 앞에 넣는 게 대부분이었다.

2000년도부터 삼성물산이 '래미안', 대림산업이 'e편하세상'으로 아파트 단지에 이름을 붙인 뒤 주택 브랜드를 앞다투어 출시했다. 현재 시공능력 상위 10위 내 건설사 모두 자사의 주택 브랜드가 있다. 

건설사별 브랜드 명칭은 ▲삼성물산 '래미안'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GS건설 '자이' ▲포스코건설 '더샵' ▲대우건설 '푸르지오'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롯데건설 '롯데캐슬' ▲DL이앤씨 'e편한세상'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SK에코플랜트 'SK뷰' 등으로 운영중이다.

2019년부턴 기존 브랜드에서 더 고급화된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주요 하이엔드 브랜드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디에이치' ▲대우건설 '써밋' ▲롯데건설 '르엘' ▲DL이앤씨 '아크로' 등이다. 최근 포스코 건설은 '오티에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나머지 건설사들도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심의위 거쳐 결정

대형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별적으로 단지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 조합 측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했지만 시공사가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다.

올해 초 HDC현산과 롯데건설이 맞붙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 재건축 사업 시공사 결정에도 '하이엔드' 브랜드가 영향을 미쳤다. 1월 광주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HDC현산이 롯데에 시공사를 내줄것으로 예측했지만 롯데건설이 '르엘'이 아닌 '시그니처캐슬'을 제안해 조합원들이 결국 현산에 시공권을 맡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대형 도시정비사업은 하이엔드 브랜드 간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다. 총 사업비만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한남'을 제안하며 시공사로 선정됐다. 다음달 초 현장설명회를 하는 한남2구역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과 '르엘'을 내세워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브랜드 적용 심의위원회'를 통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단지를 결정한다. 현대건설 디에이치의 경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입지와 단지의 상품성이다. 더불어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하는데 ▲브랜드관점 ▲사업관점 ▲상품관점 ▲서비스관점 ▲시공품질관점 ▲A/S 및 고객관리관점 ▲분양관점 등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 공사엔 최고급 자재와 설계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일반 브랜드 단지보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입지가 좋은 대단지 아파트인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경우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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