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도입…상용화 관건은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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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도입…상용화 관건은 '안전성'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7.14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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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 드론배송 서비스 속속 도입
교통체증·인력난 없는 하늘길…퀵커머스 혁신될까
까다로운 규제, 안전성 우려 등 현실적 문제로 "본격화는 아직"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편의점 업계가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도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주요 편의점들은 드론 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 업체도 있다. 업계는 교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드론 배송이 퀵커머스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복잡한 규제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 상용화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드론 배송 속속 도입…물류 사각지대 없앤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각 강원도와 가평 휴가지 인근에서 첫 선을 보였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8일부터 드론 배달 상용화에 나섰다.

CU는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CU영월주공점’을 첫 번째 드론 배달 서비스 운영점으로 선정했다. 드론 배송 가능 지역은 점포로부터 약 3.6km 거리에 위치한 오아시스글램핑장이다. CU영월주공점에서 글램핑장까지 드론 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0분이다. 이륜차 배송과 달리 라이더 배차 대기, 교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CU 측의 설명이다.

CU의 드론 배달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은 글램핑장의 수요가 급증하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로 배달료는 무료다.

드론의 최대 탑재 중량은 5kg다. CU는 이 중량에 맞춰 라면, 커피 등 야외 캠핑장에서 높은 매출을 보이는 품목들로 구성한 드론 전용 배달세트를 기획했다.  

해당 드론 배달 서비스는 보헤미안오에스에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드론 전용 배달 앱인 ‘영월드로’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영월드로 앱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주문하면 점포에서 드론 이륙장으로 전달되고, 이를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하여 배달하는 방식이다. 해당 앱은 오는 15일 오픈 예정으로 앱 오픈 전까지는 전화 주문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CU는 드론 배달 서비스의 제공 범위와 품목을 확대해 물류 사각 지대를 없애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은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를 통해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하여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관제센터.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관제센터.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상용화를 전제로 한 드론 배송 서비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의 드론 배송 서비스 점포는 경기도 가평의 ‘가평수목원2호점'이다. 점포를 중심으로 관제 타워와 드론의 수직 이착륙에 최적화된 헬리패드(비행장) 등이 하나로 합쳐진 드론 배송 전문 매장으로 배달 주문부터 드론 배송 비행까지 한 건물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세븐일레븐은 점포 인근 펜션 한 곳을 지정해 펜션 여행객을 대상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서비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세븐일레븐 역시 무료로 배송한다. 드론 배송 점포에서 지정 펜션까지의 이동 거리는 약 1km로 이륙부터 배송까지 약 3분이 소요된다.

최대 탑재 무게는 5kg로 주문 가능한 상품은 즉석 치킨, 삼겹살, 음료 등 일반 상품 70여 개와 여행지에서 많이 찾는 제품으로 구성된 세트 상품이다.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비가시권 비행이다. 박진용 파블로항공 드론배송센터장은 "비가시권 비행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권역에서 모든 것을 자동 관제해 배송하는 것으로 별도 승인 절차를 거친다"며 "경로 설정부터 착륙지까지 통신이 끊기지 않고 운영돼야 성공적인 비행이 되는 고차원적 배송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파블로항공이 운영하는 전용앱 ‘올리버리’를 통해 드론 배송 서비스 주문을 받는다.

최병용 세븐일레븐 DT혁신팀 선임책임은 “세븐일레븐 드론 배송 서비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점포와 드론 스테이션이 하나로 구성된 드론 배송 전문 편의점 모델이라는 점이며, 인근 펜션 단지 사업자와 여행객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향후에도 차세대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고객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S25는 지난 2020년 제주도에서 드론 배송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고객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인근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적재한 후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GS25도 드론 배송 상용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 문제 산적…"서비스 확대는 아직 조심스러워"

편의점 업계가 드론 배송 서비스 도입에 앞장섰지만 아직 상용화로 가는 길에는 각종 문제가 산적해있다.

먼저 드론 배송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고층 건물이나 전선 등의 장애물이 많은 지역에서도 안전하게 배송이 가능할 만큼의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U, 세븐일레븐도 이같은 문제를 고려해 고층 건물이 없는 휴가지 인근에서 서비스를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드론은 각종 규제와 조건을 충족했을 때만 비행이 가능하다. CU의 경우 서비스 시행 당일 항공안전기술원의 비행 승인이 누락되어 시행이 연기될 뻔 했다. 안전 요원을 배치해 가시권 비행 조건을 보완하고서야 드론 배달을 진행할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계속된 비로 인해 드론 시연 행사를 취소했다. 

현재 국내 드론 관련 주요 규제로는 드론 무게가 25kg을 초과하거나 고도 150m이상 비행할 때 비행 승인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가 있다. 또 비행금지구역이나 관제권(공항 주변 반경 9.3km), 고도 150m이상 비행할 경우에도 무게나 비행 목적에 관계없이 비행승인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신산업 성장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드론이 각종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무작정 규제 완화만을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을 거점으로 삼은 근거리 드론 배달이 상용화될 경우 '라스트마일'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러나 사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안전성이 먼저 담보되어야 하며, 업계도 이를 인지하고 있기에 서비스 확대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국토교통부는 ‘국토교통 규제개혁 추진체계 혁신방안’을 통해 도심 내 물류시설 입지규제를 완화하고 드론 등 무인 물류 모빌리티의 제도기반을 마련해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드론 안전성 인증 검사 방식 대폭 개선,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조기 상용화를 위한 규제 특례 도입, 초경량비행구역 확대 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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