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新격전지 말레이시아, GS25도 진출…한발 앞선 CU 따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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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新격전지 말레이시아, GS25도 진출…한발 앞선 CU 따라 잡을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7.1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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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포화에 줄줄이 말레이시아 진출
공통적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K-푸드 전략 취해
CU, 초고속 100호점 개설
후발주자 이마트24·GS25 차별화 전략은
CU 말레이시아 이미지. 사진제공=BGF리테일
CU 말레이시아 이미지. 사진제공=BGF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말레이시아가 국내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달 초 편의점 CU가 말레이시아 100호점을, 이마트24가 20호점을 연 데 이어 GS25도 말레이시아 진출을 공식화했다. K팝, K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통한 한국 문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 잠재력이 높은 말레이시아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 포화…말레이시아는 지속 성장세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CU 100호점을 개점했다. 해당 점포는 말레이시아 서부 페락 지역 번화가에 위치한 60평 규모의 대형 점포다.

CU는 지난해 4월 쿠알라룸푸르 1호점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당시 1년 내 50호점을 개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CU는 이를 3개월 앞당겨 지난 1월 50호점을 오픈했다. 이번 100호점 오픈은 최초 계획을 2배 가량 앞당긴 속도다. 

CU는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있다. 향후 말레이시아 동부 지역(보루네오섬)으로도 출점 범위를 확장해 올해 말에 150개 점포, 향후 5년간 500개 이상의 점포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장은 “CU 브랜드 독립 10주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CU의 확장을 통해 K-편의점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에 1호점을 낸 이마트24는 지난 1일 20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이마트24 측은 "당초 계획대로 현지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미쓰이 아웃렛 파크에 20호점을 오픈했다"며 "올해 말까지 30점, 향후 5년 내 300개점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S25와 KK그룹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 정재형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장 전무, Datuk Seri Dr. KK Chai KK그룹 창립자 회장. 사진제공=GS리테일

CU와 이마트24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가자 GS25도 말레이시아 진출을 선언했다. GS25는 내년 상반기 1호점을 개설하고 5년 안에 500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주요 업체들이 말레이시아 시장 겨냥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편의점 매장은 4만 6364개다. 이는 편의점 수가 인구 1000명당 1개 수준인 꼴로, 인구 2000명 당 1개 수준인 일본에 비해 인구당 점포 밀도가 2배 가량 높다.

또 인구가 3300만명에 달하는 말레이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만 1400달러로 아세안 국가 중 싱가폴, 브루나이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일상소비재(FMCG) 성장률도 17%로 인근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며 편의점 산업은 연간 1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출산율은 한국보다 약 2배 가량 높으며 인구 전체 평균 연령도 28.5세로 한국 평균 연령 보다 약 13세 이상 어려 편의점 사업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MF·K푸드 전략 비슷…CU, 점포 수로 우위 점할까

CU, 이마트24, GS25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 뒤 한국화 상품을 통해 고객을 모으는 방식이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기업이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한 후 브랜드 사용 권한과 운영 노하우 등 전반적인 경영 시스템을 다 전수해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이다. 가맹 사업자의 경우 투자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로열티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으며, 국내 사업자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행하기 어려운 절차들을 수월하게 밟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 홀딩스의 자회사인 MYCU 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마이뉴스 홀딩스가 운영해온 '마이뉴스닷컴' 편의점은 현지에서 99스피드마트, 세븐일레븐 등의 경쟁사에 밀려 업계 3위 수준을 기록해왔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이후 '마이뉴스닷컴' 브랜드로 운영되던 편의점을 CU로 전환하고 동일 점포의 매출은 무려 3배나 뛴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한국 문화에 선호도가 높은 현지 소비 동향을 겨냥해 한국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CU에서 한국 상품들은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떡볶이 2종이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닭강정 등 한국식 먹거리의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CU는 그동안 쌓아온 IT 역량과 노하우를 집약한 ‘BGF 글로벌 IT시스템’을 통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유기적인 협업을 이어가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말레이시아 가맹사업에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말레이시아 16호점 내부 전경. 사진제공=이마트24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의 식품 및 유통전문 투자기업 유나이티드 프론티어 홀딩스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이마트24는 CU에 비해 말레이시아 점포 확대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약 2개월 앞서 진출한 CU의 점포 수는 이마트24의 5배에 이른다. 5년 내 500개 점포 개설을 목표로 하는 CU, GS25와 달리 5년 내 300개 점포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점포 수 확대보다 점포별 특화 요소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상권에서 이색 콘셉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썬웨이 대학교 인근에 오픈한 이마트24 말레이시아 5호점은 입지적 특징을 살려 매장 외관과 내부를 그래피티로 장식하고 내부를 힙한 공장형 카페 스타일로 꾸몄다.

점포 특화 상품도 출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가든 콘셉트의 이마트24 타마린스퀘어점에서는 다육식물 모양의 다양한 컵케이크를 판매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최근 3개월 매출은 매월 전월 대비 평균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상품 매출은 매장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K-푸드 전략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한 점은 CU와 비슷하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 진출 당시 한국의 스트리트 푸드를 현지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즉석 먹거리 MD(상품 구성) 전략을 수립했다. 컵밥, 떡볶이, 닭강정, 빙수, 삼각김밥 등 K-푸드를 포함한 즉석 먹거리 매출은 전체 상품의 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25도 말레이시아 유통업체 KK그룹과 손잡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한다. KK 그룹은 말레이시아 로컬 편의점 KK마트를 610개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현지 차별화 상품 전략에 집중하는 동시에, 한국에서 운영하던 고객 분석 기반 차별화 상품인 Fresh Food 기술을 말레이시아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심플리쿡, 쿠캣 등 GS25 특화 상품도 선보인다. 

특히 우리동네딜리버리, 반값택배 등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생활 밀착형 플랫폼을 현지에 맞게 개발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현지의 호감도가 높고 입맛도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말레이시아 시장 성장세가 더욱 기대된다"며 "현재까지는 CU가 점포 수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베트남에서의 성공 경험이 있는 GS25의 추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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