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 "최저임금 부담"…무인점포·심야할증제로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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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 "최저임금 부담"…무인점포·심야할증제로 돌파구 마련?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7.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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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무인화' 바람…점주 인건비 부담 덜까
성인인증 기술 발전시킨 무인 주류 자판기도 속속
심야할증제는 단점도 뚜렷
현장은 "주휴수당 폐지가 가장 절실"
모델이 GS25 DX LAB점에 설치된 주류 무인 자판기에서 성인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모델이 GS25 DX LAB점에 설치된 주류 무인 자판기에서 성인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편의점 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편의점 점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업계도 무인 편의점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GS25는 강남구 역삼동에 최첨단 편의점 GS25 DX LAB점을 선보였다. 해당 매장에는 안면 인식 결제, 주류 무인 판매기, 무인 운영점 방범 솔루션 등 무인화를 위한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스마트 편의점인 테크프렌들리CU를 선보였다. 해당 점포는 무인 출입 및 결제 기능과 BGF리테일이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이 적용됐다. CU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무인 주류 자판기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무인 점포나 특정 시간대에만 직원 없이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점포들이 늘고있다. 올해 전국 편의점 개수는 5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무인 또는 하이브리드 편의점은 전국에 각각 120개, 2603개 수준이다. 주요 편의점 별로는 이마트24가 무인 1개·하이브리드 1300개로 가장 많고 GS25가 무인 77개·하이브리드 613개, CU 무인 2개·하이브리드 400개, 세븐일레븐이 무인 40개·하이브리드 290개 등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무인 편의점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시급을 962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시급인 9160원에서 460원(5.0%) 올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209시간 기준 약 201만원 정도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하는 결정"이라며 "편의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최저임금 지불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인상된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적용해 계산했을 때 점포당 월 30~45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고 적자 점포 비율이 60%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4시간 운영을 해야하는 편의점 특성상 인건비 인상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편의점 점주들의 노동력에 의존해 성장하는 구조는 이제 한계에 봉착해있으므로 구조적 변혁을 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적극적인 야간 무인화 및 야간 미영업 전환 등을 꾀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야 할증·무인자판기 확대' 대책될까...현장은 "글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본사에 심야할당제를 요구하고 나선 가맹점주도 등장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5일 회의에서 편의점 본사에 심야 할증제 도입을 요구하기로 결정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편협은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가맹점주(경영주) 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전편협은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규정된 심야 영업시간(0시부터 6시까지 또는 오전 1시부터 오전 6시까지)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물건값을 5% 정도 올려받는 제도를 본사에게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정부에는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전편협은 수익이 적지만 힘들게 근무자를 구해야 하는 심야 시간대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심야 할증제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는 점주들의 의견은 이와 엇갈렸다. 편의점 점주 A씨는 "심야에는 주로 단골 손님들이 오시는데 섣불리 가격을 인상했다가 그들마저 놓칠까 걱정"이라며 "매일 일일이 매가를 변경하고 가격표를 갈아 끼우는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협회의 입장이 점주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B씨는 "주휴수당 폐지에는 동의하지만 심야 할증같은 제도를 협회에 건의한 적이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며 "우리 점포는 입지상 방문하는 고객들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걸 뻔히 알기에 단골들과 실랑이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 무인 주류 자판기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으로 도시공유플랫폼, 일월정밀, 페이즈커뮤, 신세계I&C 등 4곳이 무인 주류 판매기 실증특례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무인 주류 자판기는 야간에 수요가 높은 주류 상품을 무인으로 판매할 수 있어 편의점 점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무인 주류 자판기가 도입된 점포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특례 기간이 정해져 있어 매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 주류 자판기가 음주를 부추기거나 청소년 음주, 치안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남아있다"며 "이를 해소해야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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