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주택 청년·신혼에게 50년짜리 대출만이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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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주택 청년·신혼에게 50년짜리 대출만이 능사인가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7.06 17: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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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이어지고 집값 하락하는데 청년층 주담대 규제 완화
청년층 대상 40년 이상 초장기 모기지론, LTV 최대 80%
청년층이 떨어지는 집값 떠받치는데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팽배
유태영 산업부 기자
유태영 산업부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한국의 가계부채는 1900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 잔액은 1862조원이다.

가계부채라는 폭탄이 터질경우 국내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주택 관련 대출 비중이 가계부채의 절반이 넘게 차지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한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관련 대출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8% 집계됐다. 2019년 말에 비해 0.5% 포인트 더 늘어났다. 주택 관련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신용대출(21년말 10.2%)까지 포함할 경우 주택시장과 연계된 가계대출 비중은 67.0%로 나타났다.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날로 커지는데 윤석열 정부는 청년·신혼부부들에게 40년, 50년의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다 차츰 인상되는 금리인상 부담을 덜기 위해 '체증식 상환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대출 실행 후 초기에 갚아야 하는 원금 상환액이 적은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상환액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조삼모사'식의 정책일 수밖에 없다.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의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가격, 소득과 관계없이 LTV 80% 이내까지 확대된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시즌 2'가 시작된 셈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주 전(88.1)보다 1.1 포인트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8주 연속 지수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급 지수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을 살 사람보다 시장에 내놓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집값 하락 전조로 평가받는 '미분양 주택'이 날로 증가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할인 분양'도 등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의 금리인상이 추가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고, 한은 기준금리도 이에 맞게 '빅 스텝'으로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올 하반기 내에 주담대 금리 8%대, 더 나아가 9%까지 올라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한민국 청년들을 '더 큰 바보'로 만들고 있다.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 ‘바보’가 ‘더 큰 바보’가 나타나서 자산을 구매할 것이라고 믿는 현상이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제시한 개념으로, 시장에 이상기류가 형성될 때 자주 언급되는 이론이다. 최근 암호화폐 폭락 또한 이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40년, 50년짜리 빚을 내도록 권하는 나라가 아닌 4년, 5년 뒤 내집마련을 꿈꿀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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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상 2022-07-06 17:11:59
은행 어디가도 생애최초 80% 완화 해주지 않습니다

Dsr 3단계 및 금리인상으로 대출받기 어려운데 생애최초 언제 실시 해주는겁니까
장래소득도 시급히 서둘러 시행해주세요

대출받고 싶어도 대출이 안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