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CES에 밀린다...'찬밥 신세' 모터쇼의 위기 극복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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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CES에 밀린다...'찬밥 신세' 모터쇼의 위기 극복 방안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7.04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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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BMW그룹만 참가한 부산국제모터쇼
車 업계, 고비용·저효율 모터쇼 외면 추세 강화
완성차 업계 참여 이끌어 낼 방안 적극 마련돼야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 현장을 방문한 관람객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봐야죠."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모터쇼 무용론에 방점을 찍었다. 한 때 최신 자동차 트렌드와 신기술의 경연장이었던 모터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당장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_에서 열리는 '2022 부산국제모터쇼'부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부산국제모터쇼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면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리지만 업계 안팎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상당수 자동차 업체들은 불참의사를 밝혔다. 유력 자동차 업체로는 현대차와 기아, BMW 정도만 부스를 마련한다. 한국GM과 쌍용차는 불참하며 부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참가하지 않는다.

'제조업의 꽃'이라는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축제'라는 모터쇼의 명성이 해를 거듭할 수록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가성비 떨어진다" 동력 잃어가는 국내 모터쇼

애초 부산국제모터쇼는 베이징 모터쇼가 코로나19 여파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흥행이 기대됐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의 참가율이 저조하면서 힘이 빠졌다. 참가 브랜드 수는 6개로 국내에선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가 수입차는 BMW, MINI, 롤스로이스가 부스를 꾸린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BMW그룹만 참가하는 셈이다. 4년 전 행사에는 모두 19개 브랜드(국내 8개, 수입 11개)가 참가했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서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의 실물을 세계 최로로 공개한다.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부산국제모터쇼 관감객은 감소 추이다. 2014년부터 6회 연속 관람객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8년에는 62만명으로 급감했다. 조직위는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해외 모터쇼도 마찬가지로 과거와 달리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참가를 꺼리는 것으로 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해 외부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내 유일의 모터쇼인 서울모터쇼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해 행사명을 모터쇼에서 모빌리티로 바꾸고 전기차 시대를 맞아 변화를 시도했지만 참가 업체는 10개사에 그쳤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물론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모빌리티쇼의 참가 브랜드 수는 2015년 32개, 2017년 27개, 2019년 21개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8년 파리모터쇼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8년 파리모터쇼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외 모터쇼도 찬바람

국내 모터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모터쇼 역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5대 모터쇼(파리, 프랑크푸르트, 제네바, 디트로이트, 도쿄 모터쇼)로 불리는 파리모터쇼(10월17일 개막)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가 파리모터쇼에 불참한 건 30년 만에 처음이다. 프랑스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 또한 파리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모터쇼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년 1월에 열렸던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경우 비슷한 시기 열리는 CES에 확연하게 밀리는 모습이다. 2020년에는 개최 시기를 6월로 옮겼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9월 '모터 벨라(Motor Bella)'로 이름을 바꿔 진행했다. 

CES2022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세로 자리잡은 CES

모터쇼의 빈자리는 전동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CES가 채우고 있다. 현재 자동차는 배터리, IT, 인공지능(AI), 센서 등 '움직이는 전자 장비'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cES에 현대차뿐 아니라 GM, BMW, 메르세데스-벤츠,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스텔란티스 등이 참가했다. 

주요 기업총수나 경영진들도 대거 CES 현장을 찾아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사장)도 현장을 방문했다. 

행사 주최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1700여개가 넘는 회사들이 참여했으며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유력 언론 및 159개국에서 온 참석자들이 CES 2022를 빛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모터쇼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신차를 소개하는 관행을 넘어 자동차 업계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장(場)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체험 및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등 경험에 포커스를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다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20억~30억씩 들어가는 고비용 저효율의 모터쇼가 아닌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위기의 모터쇼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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