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한국 첫 나토 정상회의 참가… 대중국 전략에 큰 숙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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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한국 첫 나토 정상회의 참가… 대중국 전략에 큰 숙제 남겨
  • 박신희 베이징통신원
  • 승인 2022.07.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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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안보 도전', '2022 전략 개념'에 강한 유감 표명
中 "미국과 나토가 한국 대통령을 초청 이용하려 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 韓 직접 언급 비판은 피해
박신희 베이징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통신원] 나토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새 전략개념과 한일 등 아태 지역 국가들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앞으로 나토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상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나토 정상회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이번 나토 정상회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며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한 '2022 전략 개념'이 채택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전 세계적인 난제가 불거지고 지역 위기가 겹치는 마당에 서방의 최고 정상회의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중국을 '도전’ 대상으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의 말을 빌려 “중국은 나토의 전략 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나토의 소위 ‘전략 개념’ 문서의 정책적 함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나토의 새 전략개념 문건에 대해 "엄중하게 우려하며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여한 것을 두고 비판과 경고성 발언들도 이어졌다.

왕이망은 “미국과 나토는 한국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한국 대통령을 초청해 이용하려 한 것”이라면서 “최대 관심사인 한반도 문제가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오히려 중국에 맞서는 전선에 나서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비판했다.

쑹싱저우(宋興州) 대만 동해대 정치학과 교수는 "나토의 아시아 확대 가능성이 낮지만 미국이 한일을 나토 운영에 참여시킨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흘박사’라는 아이디를 쓰는 블로거는 “사드 사태 이후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한국의 수출무역, 관광업, 게임산업에 큰 피해를 입힌 상황에서 한국 총리가 '중국의 불만'에 대해 '긍정적 대응'을 공언한 것은 분명 지나친 낙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중국은 한국 정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말고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보고 우리의 행동이 중국의 국익이나 주권을 해친다면 합리적이고 필요한 반격을 할 권리가 있다”며 “심지어 중국의 공식적인 손길도 필요치 않으니 중국 민간이 자발적으로 행동으로 한국 정부에 '무엇이 중국인의 마지노선이고 무엇이 중국인의 국가 안보 이익인가'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맨 왼쪽)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맨 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비판이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반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피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일본은 아시아의 중요 국가이자 중국과 상호 중요한 협력 동반자로서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 측은 관련 각 측이 양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아시아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발전을 수호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만찬이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모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유튜브 'RTVE Noticias' 캡처

 

한편 나토 정상회의 환영 만찬장에서 단체사진 촬영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일이 30일 한때 웨이보 검색어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하며 중국 관영매체와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 거리가 되기도 했다.

환구망은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국왕이 주최한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참석해 사진을 찍을 때 윤석열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했지만 바이든은 윤석열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옆에 있던 불가리아 대통령과 계속 악수하며 담소를 나누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하며 “한국에서 화제가 된 이 장면을 '노룩' 악수라고 부른다”고 언급했다.

또한 환구망은 “첫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당초 28일 핀란드 대통령과 나토 사무총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날 두 차례 모두 회동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30여 분간 기다리다 돌아섰다’며 이에 대해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과 관계가 없는 나토 정상에는 참가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이망 역시 같은 기조다. 왕이망은 “한국은 애써 서방에 접근해 한반도 정세에 더 많은 지지를 얻으려 했고, 미국은 포섭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에서 서방 국가들은 한국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스페인 순방에서 가치규범의 연대, 신흥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목표를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전략 개념으로 '중국 견제'를 공식화한 가운데 중국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처음 참여한 한국 정부의 향후 대중국 전략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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