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은행들의 잇따른 경기민감주 투자의견 강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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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은행들의 잇따른 경기민감주 투자의견 강등...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30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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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반영해 기업들 목표주가 잇따라 낮춰
카니발 등 경기민감주는 물론 반도체 등도 대폭 하향조정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경기 민감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경기 민감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경기 민감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강도높은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IB들이 경기민감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서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모건스탠리 "카니발, 최악의 경우 주가 0달러 간다"

모건스탠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크루즈기업 카니발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달러에서 7달러로 반토막냈다.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카니발 주식은 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제이미 롤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가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기불황으로 새로운 수요가 충격을 받는 경우다. 

롤로 애널리스트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예약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등 수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카니발은 부채 수준을 더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것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니발은 이날 주가가 8.8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최저가 수준인 7.8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 50달러를 웃돌았고,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30달러대를 회복하면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주가에 반영했지만, 경기침체라는 또다른 악재가 주가를 재차 끌어내린 것이다. 

이는 최근 카니발의 경영진이 내놓은 낙관론과는 정반대의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아놀드 도널드 카니발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우리 사업은 불황에 대한 회복력이 있음을 여러 차례 입증했다"며 "이전 사이클에서도 보았듯이 사람들은 불황 속에서도 휴가를 즐긴다"고 강조, 여전히 수요가 탄탄할 것임을 자신한 바 있다. 

데이비드 번스타인 최고재무책임자(CFO)역시 "모든 경기 후퇴가 같은 것은 아니며, 우리는 현재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에 있다"면서 "만일 사람들이 직업이 있고 안정감을 느낀다면 그들은 휴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가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라는 점에서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요 회복보다는 수요 충격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다른 소매 업체인 배쓰앤바디웍스 또한 IB의 투자의견 강등으로 인해 주가가 9% 급락했다. 

JP모건은 배쓰앤바디웍스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잠재적인 소비자 주도의 경기침체로 인한 위험을 고려할 때 이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을 더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28일 발표된 컨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8.7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래 최저치다. 특히 이 지수가 100을 하회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4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6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사상 최저치(50.0)로 발표된 바 있다. 

당시 버나드 보물 이코노믹아웃룩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심리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가 동시에 하락하면 소비 지출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된다면 경기침체는 불가피하고, 이 경우 배쓰앤바디웍스와 같은 필수품이 아닌 제품에 대한 소비는 더욱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BoA, 반도체 업계 목표주가 대폭 하향조정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우려의 시각을 보내는 곳은 비단 리오프닝 관련 기업들 뿐만은 아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가인 비벡 아리아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아리아는 AMD의 목표주가를 기존 160달러에서 110달러로 하향조정한 것을 비롯해 몇몇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아리아는 "GDP 성장률 둔화나 경기침체가 반도체 경기하강 사이클을 이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반도체 섹터 전반의 목표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부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닌 거시경제로 인해 반도체 업계 전반의 전망치를 낮췄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투자전문 매체인 모틀리풀은 "불황은 경제의 어떤 부분에도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반도체의 경우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JP모건 또한 26개 테크 기업들의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배런즈는 "소비자 지출이 둔화되고 연료비가 상승하면서 경기 후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JP모건의 기술 담당 분석가들은 그들이 커버하는 26개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당시 알파벳을 비롯해 26개사가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 현재 더 광범위한 거시적 경제 영향력을 상쇄시킬만한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하향 조정된 종목에는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스냅, 트위터, 리프트, 우버, 도어대시, 에어비앤비, 엑스피디아, 부킹홀딩스, 스포티파이 등이 포함됐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반영해 코인베이스의 투자의견도 강등됐다. 
골드만삭스는 "소매 거래 활동이 고갈됨에 따라 발생하는 현금 소모를 막기 위해 비용을 대폭 줄여야 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경기 관련 업종 뿐만이 아니라 전체 업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모건스탠리 "경기침체 가능성 50% 이상"

IB들이 개별 종목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침체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높여잡았으며, 이로 인해 주가는 추가적으로 10%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사 살럿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50%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며 "증시는 이미 약세장에 빠진 가운데 이를 주가에 아직 반영하지 못한 기업도 많다"고 지적했다. 결국 주식시장이 바닥을 치기 이전에는 5~10% 가량 더 빠질 수 있다는 것. 

그는 "기업들의 2분기 및 3분기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실제로 낮아지기 이전까지는 약세장이 끝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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