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금리 상승기, 고점은 언제쯤일까
상태바
[최석원 칼럼] 금리 상승기, 고점은 언제쯤일까
  •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
  • 승인 2022.06.3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장] 빠르게 오르던 글로벌 시장금리가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3년만기 국채금리는 5월말 3%에서 불과 보름 만에 3.7% 이상으로 올랐지만 지금은 3.5%대에서 움직이고 있고, 1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같은 기간 2.8% 수준에서 3.5% 근처까지 오른 후 6월말 현재 3.2%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이처럼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내린 것은 모두 물가와 긴축, 경제의 균형점에 대한 채권 투자자들의 시각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망과 발표치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쳤는데, 발표 전부터 발표 직후인 6월 상반월 중에는 높은 물가가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그 이후 하반월에는 빠른 속도의 긴축이 결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물가가 연준의 긴축과 한국은행의 긴축, 긴축 이후 미국 경제의 침체와 한국 경제 침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금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불안한 금리 움직임

그렇다면 이러한 불안한 움직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더 정확하게는 이번 금리 상승의 고점은 도대체 얼마일까?

긴축 속도가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한 이상 시장금리가 고점을 통과했다는 전망부터, 지금까지 물가 전망에 실패해 온 연준이 조기 물가 진압과 신뢰 회복을 통한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밖에 없어 시장금리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데 어떤 의견을 따라야 할까?

사실 시장금리에 대한 전망은 곧 물가와 긴축,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경제의 조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을 의미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과거 사례를 참고해 어느 정도 타당한 기준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미국 채권시장의 경우 연준의 점도표 발표가 시작된 이후 일정 기간이 흐르며 단기 시장금리 움직임이 이 점도표가 가리키는 정책금리 인상 전망(또는 의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이용해 단기금리 정도는 고점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점도표를 이용한 시장금리 전망이 가능한 것은 채권이 고점금리를 수취하는 자산이고, 유동성이 높은 채권시장의 경우 재정거래가 충분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년만기 국채금리는 향후 2년간 정책금리 전망치의 평균 정도가 된다는 얘기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재정거래가 일어나 그 격차를 해소할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이번 6월 FOMC 점도표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 2년만기 국채금리는 어느 수준 정도가 고점일까? 지금 현재의 정책금리는 1.75%, 점도표상 정책금리는 올해 말 3.4%, 2023년말 각각 3.8% 수준이므로 기간 가중 평균할 경우 3%대 초중반일 것이다.

현재 2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3.1% 대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정책금리 인상 궤적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지만, 긴축 속도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도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금리와는 반대 방향의 경제적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즉,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긴축적인 스탠스는 그 자체가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낮춘다. 그리고 이는 다시 장기적인 정책금리의 궤적에 대한 전망 변화로 이어진다.

이렇게 계속되는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가 시장금리라고 보면, 현재 투자자들은 연준의 결정 이후에 나타날 경기 둔화로 연준 위원들의 ‘현재 전망’보다 ‘미래의 실제 정책금리’의 고점이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만약 연준이 지금 자신들의 전망과 의지대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단기 국채금리는 적어도 0.3% 포인트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

장기금리 전망의 불확실성

그렇다면 10년만기 장기금리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점도표 이외에 추가적인 고려사항이 필요하다. 바로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내재되는 불확실성이다.

무엇보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를 포함해 3년치 점도표를 작성하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중립금리 수준만을 내 놓기 때문이다. 이 정보 만으로 4년차 이후 10년차 까지를 가늠하는 것은 어떠한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자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과거 10년만기 국채금리와 정책금리의 움직임을 통해 장기금리 고점을 전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과거에는 점도표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는 장기금리에 내재된 불확실성의 크기가 어느 정도까지 반영되는지를 가늠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10년만기 국채금리와 정책금리를 표시한 아래의 그림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발견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1994년~1995년 금리 인상기를 제외하면, 10년만기 국채금리는 해당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시점 정책금리 수준 또는 그 이상에서 미리 고점을 형성한 것이다.

미국 장기금리와 정책금리 추이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은 당연히 그 이후 인하 사이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얘기한 논리로 미래 정책금리 전망치를 가중 평균하면 정책금리 고점보다 10년만기 금리 고점이 더 낮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장기금리에는 정책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 이외에 다른 요인, 즉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1994년과 1995년에는 장기금리가 미리 더 큰 폭으로 올랐었는데, 이는 장기금리가 더 올랐다기 보다는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과 함께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원래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상황에서 마무리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위의 관찰 결과를 현재에 대입해 보면 결국 지금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투자자들이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믿지 않고 있거나, 믿고 있더라도 그 정도의 금리 인상이 결국 큰 폭의 정책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말,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이 다시 도래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점도표는 연준위원 그들만의 생각이 뿐이라는 얘기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아직 주장일 뿐이고, 연준 위원들의 생각대로 정책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라면 10년만기 국채금리의 상승 여력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즉, 현재 장기금리 수준에는 경기 침체 위험이 반영되고 있어서, 실제로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 지금의 금리가 정당화되는 것이고, 만약 경제지표들이 양호하다면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리고 오를 때 금리는 3%대 후반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는 다른 우리나라 금리인상 사이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 금통위는 아직 점도표를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기준으로 단기금리를 전망할 순 없다. 하지만, 역시 장기금리와 정책금리의 역사적인 경험에서 장기금리 고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아래의 그림을 보면 미국과는 다소 다른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도 금리 인상 사이클에 장기금리 고점은 정책금리 고점을 선행하지만, 미국과 달리 장기금리의 고점이 정책금리 고점보다 1%포인트 가량 높았다.

한국 장기금리와 정책금리 추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음의 몇 가지로 생각된다. 일단 통화정책 수단으로서 정책금리가 채택된 이후 우리 통화당국은 금리 인하기와 달리 인상기에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미국보다 훨씬 느리고 작은 폭으로 인상을 실시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의 뚜렷한 하락 기조와 2000년대를 관통한 저물가도 이유였겠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단기금리 연동형 대출이 많은 금융시장 상황도 이유였을 것이다. 즉, 경제 상황으로 봐서는 장기금리가 암시하는 정도의 정책금리 인상이 있어야 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고, 그 과정이 반복되며 가계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개방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한미 금리차이 또는 환율 변동이 반영됐을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는 보통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원화 약세가 나타날 우려가 발생하는데, 장기금리에는 이러한 리스크가 일정 부분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직 변화가 없다면, 이번에도 우리나라 10년만기 국채금리 고점은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 수준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미국이 3%대 후반까지 정책금리를 올릴 경우 금통위 역시 적어도 3% 이상의 정책금리 인상을 꾀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 이상에서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은 금리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즉, 적극적인 채권 투자에 나서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 최석원 부문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2016년부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하다가 최근부터 지식서비스 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