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펫 시장 잡아라"…유통업계 '펫사업'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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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 펫 시장 잡아라"…유통업계 '펫사업' 각축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2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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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증가에 펫 관련 시장 6조원 전망
GS리테일·롯데·신세계 반려동물 관련 사업 진출
수익성 아직 불투명…외형 성장이 우선
GS리테일 어바웃펫.
GS리테일 반려동물 전문몰 어바웃펫. 사진=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돌보는 이들이 늘면서 펫 관련 산업을 뜻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2015년 457만 가구에서 2021년 638만 가구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448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 규모도 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원으로 78.9% 급성장했다.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오는 2027년에는 해당 시장이 6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펫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식품·미용·의료…반려동물 '토탈 케어 서비스' 강화  

펫 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2018년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츠비'를 인수해 사명을 '어바웃펫'으로 바꾼 뒤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인수 당시 6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62억원으로 커졌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커머스 어바웃펫을 주축으로 다양한 분야의 펫 관련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장례업체 21그램, 사료 업체 펫픽 등 8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동물 병원 경영지원 브랜드 ‘벳아너스’를 운영하는 아이엠디티에 25억원을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아이엠디티의 동물 병원 경영지원 사업은 회원 병원에 브랜드 마케팅 및 회계, 세무, 법률, 노무 등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GS리테일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온라인 펫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펫커머스에서 월간 사용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펫프렌즈에는 총 315억원을 투자해 30% 지분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네이버로부터 1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어바웃펫은 해당 투자를 통해 네이버가 보유한 IT기술을 선제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향후 반려동물 버티컬커머스 선두기업으로 빠르게 자리잡기 위해 네이버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프랑소와펫 매장에서 모델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와 신세계도 펫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펫 전문 매장 '콜리올리'를 선보였다. 은평점을 시작으로 제타플렉스 잠실, 수완점 등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며 현재 총 9개의 콜리올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콜리올리 매장은 병원, 미용실 등 반려동물 토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물 건강 기능식 특화존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콜리올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반려동물을 기르는 직원으로 팀을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경기 일산점에 토털 펫 케어 서비스 브랜드 ‘프랑소와펫’을 오픈했다. 프랑소와펫은 반려동물 용품, 미용, 액티비티 트레이닝 등 토털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브랜드로 국내에서 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일산점 프랑소와펫에서는 반려동물 유치원, 호텔, 스파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롯데백화점은 작년 8월 동탄점에 펫 파크 ‘루키파크’를 오픈하고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점에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복합시설 '코코스퀘어'를 론칭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을 운영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기르는 반려견 '몰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몰리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다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반려동물 카테고리에서 매출 성장세를 보이던 SSG닷컴에 '몰리스 SSG'를 오픈해 온라인 펫코노미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가 반려견 등록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제공=이마트24

이마트24는 편의점 중 최초로 지난 23일부터 반려견 등록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과 협업해 도입한 이 서비스는 전국 이마트24 판매시점정보관리(POS)기를 통해 이뤄진다. 이마트24의 해당 서비스 론칭은 최근 반려동물 관련 매출 성장세와 연관이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반려동물 상품 매출의 평균 증가율은 40%에 달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번 반려견 등록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마트24는 펫 프렌들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아직'…점유율 확대에 초점

하림펫푸드의 더리얼 그레인프리푸드. 사진=하림펫푸드

펫 관련 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아직 찾기 어렵다. 

어바웃펫의 경우 매출은 상승세지만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어바웃펫은 2018년 10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2019년에는 30억원, 2020년 32억원, 지난해에는 1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사업 2위인 어바웃펫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1위 사업자인 펫프렌즈에도 지분 투자를 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동시 다발적인 신사업 투자 집행의 영향으로 편의점, 슈퍼 등 주요 사업부의 수익성도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펫 사업에서 수익성보다는 시장 영향력 확대를 우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수를 늘린 뒤 3~4년 내에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또 이마트의 몰리스펫샵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멈췄으며 CJ제일제당과 빙그레는 펫 푸드 사업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주로 동물병원이나 전문 매장을 통해 반려동물 용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일찍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수입 브랜드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펫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동원F&B와 하림펫푸드다. 이들은 펫 푸드 시장 내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입지를 확대해왔다. 동원F&B의 경우 펫 푸드 사업 매출이 2018년 약 80억원에서 2021년 약 300억원대로 늘었으며 하림펫푸드는 2017년 출범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펫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이 많지는 않지만 시장 자체는 분명하게 성장 중"이라며 "지금은 적자를 내는 곳도 펫 관련 제품의 질적 향상과 케어 서비스의 다양화에 따라 실적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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