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화가 모디의 사랑 이야기, 영화 『내 사랑』
상태바
캐나다 화가 모디의 사랑 이야기, 영화 『내 사랑』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8.27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당신은 내가 필요해요”

 

모드 루이스(Maud Lewis, 1903~1970).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시아(Nova Scotia)의 민속화가다.

어려서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앓았고, 어머니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용 수채화를 그리는 것을 배웠다. 30대 초반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이어 세상을 뜨자 숙모 댁에서 살았다. 그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리는 작업을 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후 곧바로 어부인 에버렛과 결혼했다. 그때 나이 35세. 남편 에버렛은 40살이었다. 모드는 에버렛이 동네 가게에 써붙인 입주가정부 구인광고를 보고 에버렛의 집을 찾아갔다. 두 사람은 결혼해서 단칸방에서 살았다.

모드는 남편과 함께 매일 고기를 팔러 다녔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팔았다. 그녀는 카드 한 장에 5센트에 팔았다. 처음에는 남편의 고객들에게 카드를 팔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남편 에버렛은 그녀에게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라며 유화물감을 사주었다.

모드는 말년에 병세가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그림을 그렸다. 1970년 7월 30일 67세의 나이에 자신과 에버렛의 집인 노바스코시아 딕비(Digby)에서 사망했다. 남편 에버렛은 그후 1979년 강도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모드가 죽고 그가 살던 집은 폐가가 되었다. 모드를 사랑하는 미술인들이 그 집을 지키자는 운동을 벌였다. 이에 호응해 노바스코시아 주정부는 그 집을 매입해 미술관으로 재개장하고, 생전에 그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 생전의 모드 루이스 /위키피디아

 

 

위의 설명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인생에 대한 연대기적 설명이다. 이 무미건조한 서술에 삶의 애환을 담아 살을 붙여 나온 것이 영화 『내 사랑』이다. 원제는 모드의 애칭을 딴 ‘Maudie'다. 에이슬링 월쉬가 감독을 맡고, 주인공 모드 루이스는 샐리 호킨스가, 남편 에버렛 루이스는 에단 호크가 각각 맡았다. 우리나라에서 『내 사랑』이라고 제목을 바꿔 상영할 만큼 사랑을 잔잔하게 표현했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젊은이들의 불같은 사랑도 아니다. 장애인 여성과 가난하고 난폭한 어부가 서로 의지하며 고민하는 관계를 그렸다. “당신은 내가 필요해요”라는 대사 한마디가 영화 전체를 대변한다.

시대 배경은 1930~40년대, 장소는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 스크린 자체가 모디가 그리는 풍경화 풍이다.

 

▲ 영화속 한장면. 모디와 에버렛이 결혼하는 모습. /네이버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내 사랑』은 인생 후반에 꽃을 피운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와 그의 남편인 에버렛 루이스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모디가 태어났을 당시엔 보통의 아이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8살 때부터 턱의 발달이 멈추면서 성장이 느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집에서 모디를 교육시켰고, 어릴 때부터 창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관찰하며 남들과는 다른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양친을 떠나보낸 모드 루이스를 딕비에 사는 고모가 받아들였고, 자신의 운명을 바꿔 놓는 신문 광고를 본 곳도 고모 집에서였다.

모디는 몸은 불편하지만 독립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가족들의 구속과도 같은 보살핌을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에버렛 루이스라는 남자가 그의 집을 돌볼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그의 집을 찾아가 에버렛을 운명처럼 만난다. 그리고 결혼했다.

모드 루이스는 에버렛과 살면서 걸어온 사랑의 여정을 작은 집에 그림으로 그려 넣었다.

영화 『내 사랑』은 모드 루이스가 살았던 노바스코시아 딕비와 딕비 인근의 마셜타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에버렛이 손수레에 모드를 태우고 걸어가는 둑길 장면은 뉴펀들랜드의 트리니티 인근에서 발견한 장소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것을 제작진이 선택했다.

주인공 모드 루이스는 캐나다 최고의 화가로 “그림 그리는 일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며 단순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림자가 없는 세상을 그리거나, 겨울 풍경에 단풍을 그려 넣고, 다리가 세 개인 소를 그리며 화폭에 일상의 다양한 풍경을 담아낸 모드 루이스의 그림은 영화 『내 사랑』 속에서도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 모드와 에버렛 루이스가 살던 집 /위키피디아

 

모드 루이스의 스토리는 나중에 캐나다 작가 랜스 울레이버(Lance Woolaver)에 의해 작품화되었고, 다큐멘타러리로도 제작되었다. 영화 ‘모디’가 상영된 이후 노바스코시아의 그의 기념관은 관광지가 되었으며, 25센트로 팔렸던 그의 유작은 4만5,000달러에 경매되기도 했다.

 

▲ 영화포스터 /네이버 영화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