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1300원 돌파한 환율 고점 어디까지…"최고 1350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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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1300원 돌파한 환율 고점 어디까지…"최고 1350원 전망"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6.26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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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이후 약 13년만에 1300원 돌파
원화 약세 압력 지속 가능성 높아
NATO 회담서 러시아 의제 논의…결과 긍정적일 시 외환시장 변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1300원선을 돌파하면서 외환시장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이번주 역시 달러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은행들의 건전성이 양호해 경제 위기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은행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던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은행들에 대한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은행건전성이 많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금융시스템이 견딜 수 있느냐가 시장에 중요한 변수인데 그런 차원에서는 현재가 금융위기 때보다 1300원에 대한 충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23일 1300원 돌파…원화 약세 압력 지속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01.8원에 마감하면서 13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 마감한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11개월 만이다.

이후 24일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2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경계감으로 환율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환율이 다소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시장은 조울증 환자처럼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하루는 올랐다 하루는 내리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최근 1~2주일간 환율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이제는 되돌리는 국면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되돌린다 해도 기본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까지는 원화 약세라기보다는 달러 강세로 보는 쪽이 맞았는데 2주 전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국내 수출전망이 나빠지고 코스피도 빠지면서 원화가치 약세 압력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가치는 코스피, 달러 지수와 가장 연동이 강하다"며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주식시장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나(7월 금통위 0.5%포인트 인상 전망) 이를 원화 강세 재료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환율 상승…상단은 어디까지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다음주 환율 변동 범위를 1250~1330원 대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300원을 넘어가는 이유로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교역조건 악화 등을 언급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가치는 약세요인이 우세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1300원을 위협하는 수준이 형성됐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무역적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가상승 진정 등 교역조건 개선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현재 발생하는 과도한 원달러환율 상승은 오버슈팅 영역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것은 고달러, 고위험, 고유가의 조합"이라며 "현재의 매크로 상황에서 1300원대 환율은 일시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전쟁 종료 혹은 대러 제재 해제, 일본 긴축 전환, 연준의 긴축 후퇴 조짐이 있기 전에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 전쟁이 종료되거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협조해서 공급망 이슈가 완화되기 전에는 유가 강세도 지속돼 환율 상방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보다 훨씬 대외 요인의 결정력이 커서 1300원이 뉴노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예상하기도 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인이 없다"며 "1300원에 대한 레벨 부담으로 외환당국의 실개입이 전개될 가능싱이 높지만, 지지선 돌파로 인한 패닉 바잉은 쏠림 현상을 유도할 것"이라며 "달러 롱 심리와 쏠림 현상을 감안해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은 미 달러에 연동해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이후 9월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한다"며 "분기별 평균 환율은 2분기 1260원, 3분기 1290원, 4분기 1245원(연평균 1250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6일부터 G7 정상회담, 29일 NATO 회담

유럽연합(EU)은 지난 23일부터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후 26일부터 28일까지는 G7 정상회의, 29~30일부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일련의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 관련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EU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수입을 줄이면서 에너지 수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EU 27개국 중 10개 이상의 회원국이 공급 위기에 대응하는 1단계인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에서 수입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경우 2단계인 '비상' 단계로 상향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아직 시장에서 가스를 구할 수는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며 "독일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가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U 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은 양분돼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휴전과 협상을 촉구하는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지금 물러섰다가는 러시아가 더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외환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백 연구원은 "에너지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NATO 정상회담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시장에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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