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국내증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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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원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국내증시 괜찮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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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1300원대 환율 이어질 듯...하반기 외국인 복귀 기대 어려워져"
"1300원 돌파가 국내증시 위기 뜻하는 건 아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높은 수준의 환율이 불가피해 외국인의 복귀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높은 수준의 환율이 불가피해 외국인의 복귀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24일 국내증시가 모처럼 반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1300원의 벽을 뚫은 원·달러 환율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국내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국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중요한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탓에 추세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금융시장에 대해 '고달러·고위험·고유가의 조합'이라고 평가하며, 당분간 높은 수준의 환율이 불가피해 외국인의 복귀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조언하고 있어 주목된다. 

1300원 넘나드는 환율...외국인 복귀 기대 어려워져

SK증권은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고달러, 고위험, 고유가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기준 1301.8원을 기록, 2009년 7월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만에 1300원을 넘어섰다. 24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하며 1300원을 밑돌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 증권사의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유로 약세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디커플링에 따른 엔화약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 따른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매크로 위험 확대,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내 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인한 달러 수급 차질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반도체 등 IT 업황의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무역수지 흐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 그리고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점 등도 원화 약세 심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환율은 1300원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을 기대하기가 좀 더 어려워졌음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럴 경우 하반기에도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증시 위기 뜻하는 건 아냐"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다는 것이 국내증시의 위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인데, 당시와 지금의 1300원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당시의 1300원과 현재의 1300원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생각인데, 이는 수급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을 전후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국내 연기금의 해외 투자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그는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가 원·달러 환율 급등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니지만 이전과 크게 달라진 해외 투자와 이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는 원·달러 환율을 1300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일부 일조한 것 역시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상승한 배경을 살펴보면 국내 경제 펀더멘털의 급격한 악화 혹은 붕괴라기보다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와 더불어 수급여건 악화, 즉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다른 무역수지 악화 및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는 1300원 터치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이 당장 위험국면에 빠졌음을 의미하지 않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말 기준 순대외 금융자산 규모는 6960억달러로 2007년 3분기말(-2166억달러)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 또한 준비자산대비 단기외채 및 대외채무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각각 38.2%와 26.7%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외화 유동성 흐름에 아직 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수는 있지만 1300원선을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1300원 진입이 반드시 위험의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며, 신용리스크 확산 여부와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1300원을 넘나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락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화가치는 약세 요인이 우세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1300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형성됐다"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경기침체 및 무역적자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언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가상승 진정 등 교역조건 개선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현재 발생하는 과도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오버슈팅 영역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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