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흐름에 전략 바꾸는 이커머스…"성장보다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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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 흐름에 전략 바꾸는 이커머스…"성장보다 수익성"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23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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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에 이커머스 성장 둔화 추세
멤버십 요금 인상·적립금 축소 등으로 수익 개선 나서
'제값' 받기 위해 상장 일정 조정도
사진제공=쿠팡
사진제공=쿠팡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고 리오프닝 시대가 막을 열며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억눌렸던 소비가 오프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업계의 출혈 경쟁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유료 멤버십 금액을 인상하거나 프로모션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초점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비대면 소비 확대로 수혜를 입으며 급격히 성장했다. 쿠팡, 네이버,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리오프닝으로 소비가 오프라인에 몰리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시장 내 온라인 침투율은 2월 정점(38.5%)을 찍은 후 리오프닝과 함께 매달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며 "올해 온라인 시장은 전년 대비 11.5% 성장해 성장률이 7.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계획된 적자'라며 외형 확장을 위한 출혈 경쟁을 이어오던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전략이 성장성 중심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전환되고 있다.

규모 키우기에 집중해왔던 쿠팡도 수익성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처음으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데 이어 올해 1분기 핵심 사업부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조기 달성했다.  

쿠팡은 이달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쿠팡 흑자 전환의 원동력은 매출총이익률(GPM, Gross Profit Margin)이 전년대비 3.3%p 개선된 것이었는데, 개선 폭이 상당한 점을 봤을 때 가격 프로모션의 축소가 매출총이익률의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며 "와우 멤버십의 가격 인상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온 앱 이미지.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온 앱 이미지. 사진제공=롯데쇼핑

지난 4월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을 중단한 롯데온은 오는 7월부터 배송차량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온은 현재 롯데마트 69개 점포에서 718대 차량을 이용해 예약배송과 바로배송을 해왔으나 이번 조정으로 171대 차량을 줄여 66개 점포에서 547대 차량을 운영한다. 축소되는 차량은 기존 차량의 24% 수준이다. 조정 이후 근거리 배송물량은 하루 2만 1000여건에서 1만 6000여건으로 줄어든다.

롯데마트몰의 근거리 배송 위수탁 계약을 맺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배송 지입차량 운수회사에 "롯데온의 물량 감소와 경영환경 변화로 차량을 조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적자규모가 컸던 롯데마트몰의 효율화 작업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신세계 이마트의 SSG닷컴은 신세계가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과 지난달 통합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론칭했다. 스마일클럽의 요금은 월 3900원과 연 3만원 중 선택할 수 있다. 

SSG닷컴은 스마일클럽 론칭과 함께 기존에 운영해왔던 회원 등급제도 개편했다. VIP, 골드, 실버, 브론즈, 패밀리 등 5개 등급으로 운영되던 등급제를 VIP, 골드, 프렌즈 3개 등급으로 개편해 운영한다. VIP와 골드 회원은 이전과 동일한 쿠폰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프렌즈 회원이 된 실버, 브론즈, 패밀리 회원에게는 쿠폰이 지급되지 않는다. 회원 등급제를 통해 제공하던 혜택의 양을 줄인 셈이다.

SSG닷컴은 이달부터 리뷰 정책을 변경해 리뷰 적립금을 축소하기도 했다. 일반, 쓱찬스, 체험단, 선물 리뷰에 대한 적립금은 100원에서 50원으로 줄였으며, 당초 2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쓱쉐프 리뷰' 적립금은 1000원으로 정정했다. 

티몬도 지난 4월부터 적립금을 낮췄다. 단품 상품에 대한 일반 리뷰 적립금은 20원에서 10원으로, 포토 리뷰는 50원에서 10원으로 변경됐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을 지탱할 것으로 평가받는 리셀 플랫폼 크림은 지난 4월 도입한 구매 수수료를 인상했다. 도입 당시 1%였던 구매 수수료는 이달부터 2%로 변경됐다. 1000원에서 시작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인상됐던 배송비는 현재 3000원이다. 크림의 경쟁사인 무신사 솔드아웃도 배송비 무료 정책을 유지하다가 지난 20일 "오는 7월부터 배송비 2000원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시장 침체에 상장도 속도 조절

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두고 있던 이커머스 기업들은 최근 시장 침체와 성장 둔화로 인해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중 상장을 목표로 하는 오아시스마켓은 상장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으나 예비심사청구는 하지 않은 상태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SSG닷컴도 지난해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을 선정했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11번가는 당초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컬리는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컬리는 결과가 나오는대로 연내 상장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 기업들이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위해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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