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한계 몰린 '중소기업'…부실 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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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에 한계 몰린 '중소기업'…부실 위험 커진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6.2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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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1119조2000억원으로 집계…지난달 13조1000억원 증가
금리 3% 인상시 한계기업 42.7%까지 상승
코로나19 금융지원 끝나면 이자부담 한꺼번에 늘어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이 28년 만에 최대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이자는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출이 늘어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기업대출 전월 대비 13조1000억원 증가

2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3조1000억원 늘어난 111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을 기준으로 지난 202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최고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 등이 늘면서 8조9000억원 증가한 92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 역시 4조3000억원이 늘어난 193조6000억원으로 나타나는 등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채권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신 은행 대출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회사채는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발행과 투자 수요가 모두 둔화되며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또 지난해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인상 등으로 가계대출이 제한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올해 기업대출로 선회한 영향도 있다. 

금리인상기 기업 부담 지속적으로 증가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과 채무상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6일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다음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도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2~4월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3.37~4.56% 수준이다. 

한은이 당장 다음달 '빅스텝'에 나서면 금리 상단이 5%까지 올라갈 수 있는 셈이다.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폭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조달 금리가 3%포인트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일시적 한계기업의 비중은 47.2%(13.1%포인트 상승)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업 대다수(84.3%)가 일시적 한계기업이 되고, 대기업도 35.4%가 한계기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금융지원 종료로 한계기업 부담 가중

오는 9월까지 연장된 금융당국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기업의 부실은 당장 현실로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높은 물가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26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올려잡은 바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조치 등에 영향을 받은 공급망 차질과 생산시설 투자 부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현재 경제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한계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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