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심상치 않다"···서방기업 '탈중국'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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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심상치 않다"···서방기업 '탈중국' 움직임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6.21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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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업 23% 철수 고려···소비심리 냉각
상하이 이어 베이징도 경제 타격 뚜렷해져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심업무지구 거리가 12일 아침 출근 시간대인데도 코로나19 봉쇄 조처로 한산한 모습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베이징시 당국은 감염자가 많은 시내 일부 지역을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주민 모두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했다. 사진=AP/연합
중국 수도 베이징의 중심업무지구 거리가 12일 아침 출근 시간대인데도 코로나19 봉쇄 조처로 한산한 모습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베이징시 당국은 감염자가 많은 시내 일부 지역을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해 주민 모두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했다. 사진=A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중국 당국이 연말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는 탓에 현지에서 사업 중인 서방 기업의 '탈 중국' 의지가 커지고 소비자 심리가 냉각하는 가운데 베이징(北京) 등지의 경제적인 타격이 뚜렷해 보인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20일(현지시간) 상하이(上海) 봉쇄가 이뤄지던 지난 4월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럽 기업의 23%가 현재 또는 계획 중인 투자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고려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당시 같은 응답 비율 11%의 2배를 넘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중 EU 상공회의소의 베티나 쇼엔 베한진 부회장은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집하는 중국의 현재 정책으로 "유럽 기업이 다른 곳을 찾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서 "세계는 중국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럽 기업들은 대안 지역으로 동남아시아(16%), 아시아·태평양 지역(18%), 유럽(19%), 북미(12%), 남아시아(11%) 등을 거론했다.

니콜라 샤퓌 주중 EU 대사는 "현재 어떤 기업도 중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새로운 투자로 유럽 기업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출구 전략을 기다리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짚었다.

이달 초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상하이 소재 미국 기업들의 31%만 완전 가동한다고 답했을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철통 봉쇄를 겪었던 상하이는 물론 부분 봉쇄됐던 베이징도 경제 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시 통계국은 5월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26% 줄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37% 급감한 상하이보다 낫지만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베이징의 5월 산업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 감소해 상하이(28%)보다 더 심하게 위축됐다. 베이징 이외의 다른 성(省)·시의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의 이런 지표는 코로나 제로 봉쇄 조치가 소비자 지출은 물론 여타 경제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가 202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각각 3.5%, 3.8%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 추세라면 중국의 올해 5.5% 성장률 목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중국 소비자 심리도 문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발생 이후에도 중국에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경제적인 '순항'이 가능했으나 주요 지역 봉쇄라는 초강경 코로나 제로 정책이 지속하면서 소비 심리는 여전히 얼어 있다.

2개월여 봉쇄 끝에 지난 1일부터 상하이 봉쇄가 해제됐고 중국 당국도 부동산 경기 부양 등 경제살리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 내 주요 도시에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정기적인 PCR 검사를 요구하고 지하철을 타거나 상점에 들어갈 때도 '음성' PCR 검사 결과를 내야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코로나 제로 정책 속에서 경제 살리기는 양립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주요 도시 실업률은 6.9%로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6∼24세 실업률은 18.4%에 달했다.

온라인 채용사이트 자오핀에 따르면 취업 제안을 받은 대졸 신입생의 월평균 초봉은 6507위안(약 126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2% 낮아졌다.

상황은 이렇지만 중국 정부의 실업 지원은 거의 없다. 2020년 초 중국에서 7000만 명이 실직했지만 실직 수당을 청구한 사람은 200만 명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업 지원을 포함해 사회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중국인들은 코로나 제로 정책 완화로 도시 봉쇄에서 벗어나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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