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톺아보기]③ 아시아 '빅4' 치열한 경쟁...국가별 전략은?
상태바
[반도체 톺아보기]③ 아시아 '빅4' 치열한 경쟁...국가별 전략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6.15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일·대만 '빅4' 반도체 경쟁 가속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생산 60% 아태지역에서
'빅4' 각국 상황에 따라 반도체 강화 전략 수립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60%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빅4'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딜로이트는 오는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대략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20%, 중국 15%, 일본 10%, 대만 10% 기타 40%'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은 인공지능(AI)와 5G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일본은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중국은 총체적 기술 생태계 구축 노력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생산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적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을 필두로 한 아태지역에 유수의 반도체 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매출 상위 15개 반도체 기업 중 5개사가 아태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들 5개사 중 3개사는 글로벌 1~3위를 나란히 기록 중이다. 아태 5개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성장률 역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가 곧 안보로 연결되는 현 시점에서 아태지역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비상하고 있다. 아태지역을 이끄는 '4마리 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의 반도체 산업 현주소를 짚어봤다. 

제조: 한국과 대만

오늘날 세계 유수의 반도체 설계 회사들은 제조의 대부분을 아태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TSMC로 양사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 시장의 70% 이상을 양분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총규모는 글로벌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한국은 웨이퍼 제조 부문에서 절대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OSAT: 중국과 대만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수탁체)로 불리는 반도체 후공정 산업은 반도체 가치 사슬 맨 끝단에 위치하고 있다. 패키징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며 회로가 부드럽게 작동하도록 하는 일련의 행위로 테스트 칩의 기능과 성능을 시험해 결합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OSAT 부문은 중국 본토와 대만이 주도하고 있다.

대만은 파운드리 부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점차 OSTA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대만은 글로벌 OSAT 시장에서 4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굳건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만의 OSAT 기업은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된 생산공정과 기술발전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술 수준이 글로벌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OSAT 산업이 중국 전체 반도체 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과 무역 및 기술전쟁으로 중국의 OSAT 제조사들은 첨단 기술 기업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 및 제조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재: 절대강자 일본

반도체 소재 부문에 있어 일본 기업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포토리소그래피와 칩제조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소모품인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다. 반도체 소재는 순도와 구성을 맞추기 위한 요건이 극도로 까다로운 만큼 일본은 소재 부문에서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과거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일본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으나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강화하고 실리콘 웨이퍼 공장 신설 노력 등으로 공급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대만은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자본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국은 반도체 소재 산업 부문에서 여타의 아태 국가와 비교해 경쟁력이 낮은 수준이다. 

설계: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2군

설계 부문에 있어 아태 4국은 글로벌 2군에 해당한다. 아태지역에서 대만 기업 3곳 만이 2020년 매출 기준 글로벌 톱10 집적회로(IC) 설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대만은 반도체 설계 산업 육성을 위해 일찌감치 인력 샹성과 지원에 공을 들였고,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지원 속에 설계 부문에서 독자적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지원 기금을 조성하고 산학 협력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와 민간 컨소시엄의 공동 개발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정부가 기업과  대학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완성된 반도체 가치사슬을 구축했으며 AI와 클라우드 기술, 전기차 부문에서도 세계 선두권이다. 

반도체 불량 여부를 살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치열해지는 아태 '빅4'의 경쟁

글로벌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아태 '빅4'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제조 및 생산 우위를 기반으로 총체적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부는 반도체 생산, 원자재, 부품, 설비, 첨단 장비, 설계를 모두 통합한 고도로 효율적인 산업 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K반도체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최대 시장이자 생산기지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안정적이고 주도적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5G와 AI 그리고 전기차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 첨단 반도체 수요는 상상 이상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은 새로 창출되는 성장 기획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일본은 회복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소재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공급망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과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해 2000억엔의 기술발전 기금을 마련했으며 반도체 기업을 위한 연구 시스템과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은 2나노(10억분의 1m) 미만 노드 기반 반도체 생산 기술 구축을 위해 일본 3개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 공동으로 2나노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일본 정부는 TSMC, 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해 첨단 연구개발 부문에서 과거의 영광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제조 부문 최고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소재 산업 강화에 나선다. 또한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들은 사물인터넷(IoT)가 주도하는 시대에 발맞추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블루투스와 와이바파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만은 6세대 와이파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 IoT 확산에 따른 데이터 스토리지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과 지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은 14나노 및 7나노 공정 뿐만 아니라 대량 생산을 위한 보다 발전된 제조 공정 개발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기술 자립과수입 의존도 감축을 위해 반도체 제조 산업을 공격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