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영화 관람 방식이 바뀌면서 영화관도 변하고 있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나 독립된 좌석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프리미엄 관을 늘리는 추세다.

CJ CGV는 지난 10일 CGV 영등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색 영화관을 늘려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날 CGV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4가지 사업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영화관에서 콘서트 등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온리 원 콘텐츠', 프리미엄&프라이빗 관람 확대, 4DX·ScreenX관의 확대, 클라이밍 사업 등 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주된 내용이다.

 CGV는 이같은 사업 방향과 함께 'ScreenX PLF(Premium Large Format)'관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462석 규모의 영등포 ScreenX관은 CGV영등포 스타리움관을 리뉴얼해 만들어졌다. 

조진호 CGV 콘텐츠기획담당은 "ScreenX PLF는 세계 최대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좌, 우 스크린과 10개의 프로젝터가 광활한 뷰를 완성해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또 좌, 우 벽면체를 그대로 활용했던 기존 ScreenX관과 달리 실버스크린이 설치되어 더욱 선명해졌다는 설명이다. 양 옆 스크린에는 CGV가 원작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연출한 영상이 상영된다. 

해당 상영관에는 가수들의 콘서트나 게임 생중계 등을 실감나게 볼 수 있도록 공연 특화 시스템도 도입됐다. CGV는 조명, 안개, 레이저 등의 설비를 바탕으로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CGV는 같은 날 '프라이빗 박스'도 최초로 선보였다. 영등포 ScreenX관 좌석 뒷편에 마련된 프라이빗 박스는 독립된 소규모 상영관이다. 7층과 8층에 9개 규모로 설치됐다. 관람객은 공기청정기, 리클라이닝 쇼파 등이 마련된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조명이나 음향을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조 담당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물리적·심리적으로 독립된 공간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커졌다"며 "극장을 찾는 고객들의 영화 관람이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특별관 부문의 혁신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CGV의 이같은 전략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소비자들이 보인 관람 패턴에 따른 것이다. CGV에 따르면 꾸준히 2억명을 넘기던 총 관람객 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6000만명대로 떨어졌다. 2021년도 6100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일반관과 달리 프리미엄, 프라이빗 특별관의 객석률은 오히려 늘었다. 특별관 관람객 중에는 MZ세대의 비율이 높았다. 따라서 이색적인 관을 늘려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별관 확대는 점점 치열해지는 OTT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영화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극대화해 영화 팬들의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특별관을 확대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GV 관계자는 영등포 ScreenX관을 설치하기 위해 일반관을 만들 때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의 약 9배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조 담당은 "영화관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급 특별관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이전과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비용을 신경쓰기보다 용산의 아이맥스관처럼 관객을 위한 랜드마크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영화 관람료가 계속 인상되는 상황에서 가격대가 높은 특별관을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CGV관계자는 "특별관에는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이 가격 부담을 많이 느끼시면 여러가지 제휴나 프로모션 등을 통해서 가격의 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역시 늘고 있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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