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7년까지 집값 하락한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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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7년까지 집값 하락한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6.1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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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증가추세… 하락국면 접어들어
미분양 늘수록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변해 가격 하락폭 커져
2027년까진 대세하락기, 2030년부터 다시 반등
8일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8일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폭등' 또는 '폭락'을 지속적으로 주장한다. 한동안 부동산이 폭등하는 시기가 왔을땐 반대쪽 전문가들은 말의 힘을 잃게 된다.

반면 다시 폭락하는 시점이 오면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하지만 50% 확률로 맞출수 있기때문에 기존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이 부분에서 여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과 궤를 달리한다. 2018년부터 2020년말까진 부동산 폭등을 주장했고, 이제 폭락시기가 왔다고 얘기하는 몇 안되는 전문가다.

이 소장은 "아파트는 폭락과 폭등의 사이클(주기)가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선 폭락장이 온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과 현 상황 등에 대해 인터뷰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미분양 증가추세… 하락국면 접어들어

-현 시점에서 아파트 사이클은 하락장이라고 보는지.

▲현재 시장엔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는데 반해 거래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정체기라고 볼 수 있는데, 미분양 아파트 증가 추세가 뚜렷해지는 시점이 전체 부동산 시장을 하락국면으로 전환하는 가장 중요한 촉발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공포수요나 투기수요 모두 아파트 매수에 나선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대량 거래가 일어났다. 이때 아파트를 살 사람은 다샀다고 보면 된다. 아직도 통계상 무주택자 비율은 꽤 되지만 그중 80~90프로는 평생 집을 사지 않을 사람들이 포함돼있다. 수억원 이상을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뺸 나머지 무주택자 중 10%만 남은 것이다. 지금은 그 사람들이 조금 가격이 떨어지면 '그 때 살까'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매도자들은 자기 물건을 싸게 팔 생각이 아예 없다. 그래서 지금이 정체기다. 이 상태로 1~2년 정도 유지될거라고 본다. 이대로 가만히 냅두면 다시 매도 우위 시장이 펼쳐지며 가격이 오를수도 있다. 그런데 이걸 하락으로 가속화시키는 요인은 바로 분양시장에서 나타난다.

-어떤 점에서 가속화 시키게 되나.

▲현재 살고 있으면서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재고주택 시장과 분양시장을 함께 봐야하는데 보통 분양시장에 대한 얘기는 잘 하지 않는다. 연관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 비슷한 예로 나이키 한정판 신발이 거래되는 시장을 보면 된다. 한국 아파트 시장과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된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일명 '로또' 분양 아파트가 당첨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나이키 신발의 '리셀러'들이 많아진 것과 비슷한 얘기다. 두 시장의 차이점은 신발은 부동산보다 더 공급을 늘리기 쉽지만 부동산은 신규 공급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가격을 낮춰서 시장을 안정화 시킨다는 것이 시장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면 한정판이기 때문에 사기만 하면 비싼 가격에 팔수 있어서 수요는 폭증하기 때문이다.

지금 수도권에서도 분상제가 적용안되는 일부 물량들 중에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 일반시장이 침체로 돌아서면서 매수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어서 안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더욱 늘어나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어서 전체 시장은 하락국면으로 전환된다.  

8일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8일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유태영 기자

미분양 늘수록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변해 가격 하락폭 커져

-매도자들 심리 변화는?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선 매도자들끼리 가격 경쟁을 하지 않는다. 경쟁을 하지 않으니 가격이 당연히 내려가지 않는다. 이젠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경쟁자가 생긴 것이다. 미분양 물량은 건설사 입장에선 무조건 팔아야만 한다. 일반 아파트는 무조건 팔아야 되는게 아니다. 미분양 물량이라는 선택지가 없을땐 매도자들이 안팔고 계속 호가를 올리는 것에 대해 매수자가 따라가게 되는데 미분양이 생기면서 매도자들의 이런 행동이 시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게 되된다. 매수자들은 일반 아파트 안사고 미분양 물량 사면 된다. 이렇게 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매수자한테 힘이 쏠리게 된다. 

매도자들은 버티고 버티다가 꼭 팔아야 될 사람들 위주로 급매로 내놓게 된다. 이게 반복되면 매수자들은 안사면 안살수록 더 싸게 살수 있다는걸 알게 된다. 그러면 더욱 안사게 되고 시간이 갈수록 매도자가 급해진다. 그러다가 일반 매도자중에서도 이탈자가 많이 생겨나게 되고 그럼 가격 하락국면으로 가속화된다.

그렇게 되면 상승기에 책정된 분양가가 현 시세대비 비싼 수준이 된다. 시차가 있으니까. 그래서 분양시장은 더욱 침체되고 미분양이 더 누적된다. 그 여파로 일반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지는 일명 '죽음의 나선형 구조'와 같게 된다. 이 순환과정에 빠지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다. 그땐 정부가 갖가지 부양책을 아무리 써도 절대 정책이 효과가 없게 된다.

2027년까진 대세하락기, 2030년부터 다시 반등

-2027년까지 하락하고 정체기 있다가 2030년엔 사자마자 오르는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7~2028년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2~3년 정체기에 있다가 2030년엔 사자마자 오르는 시기가 올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폭등도 폭락도 원하지 않는다. 국민들 중 집값이 오르길 바라는 사람이 절반이고, 내려가길 원하는 사람이 절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과열되면 안정, 침체되면 부양책을 쓰는 것이다. 그동안 많이 상승한 만큼 정부는 하락 후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런 상태로 유지되면 다시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다가 반등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분상제 폐지가 가시화 되고 있다.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지.

▲엄청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가격 하락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본다. 분상제를 폐지하면 분양가가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서울도 일명 '로또 분양' 물량이 없어진다. 그럼 미분양이 점점 늘게 된다. 둔촌주공이 평당 분양가 5000만원으로 책정되면 잘 팔릴까? 사람들이 비싸서 안 살거다. 

-사이클을 알면 돈을 벌 수 있나.

▲아파트 사이클을 모르는 사람들은 내집마련을 하더라도 조금 이득을 보면 일찍 팔아버리고 후회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2014~2015년에 청약받고 당첨된걸 프리미엄(p) 500~1000만원을 더 받고 판다. 1~2년 지나고 난뒤에 몇억원씩 오른 집값을 보고 후회한다. 이 사람들의 기대수익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또 그런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부동산 사이클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파트 사이클연구소를 운영하게 된 이유는.

▲아파트 분양 영업을 가장 활발히 했을 때가 2013~2015년 시기였다. 시장 분위기가 바닥을 친 뒤 상승장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미분양 물건을 주로 팔았는데, 손님들이 많이 와서 상담을 받지만 결국 시장 분위기가 침체기라 대부분 손님들이 안 샀다.

당시 많은 무주택자인 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본 결과 집값에 대해 '정의감', '당위가격'의 개념으로 부동산을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당시 분양가가 나중에 상승장과 비교하면 가장 싸다고 생각해서 권유하면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면서 더 떨어져야된다고 얘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데 그 분들의 적당한 가격이란 건 근거가 있진 않았다.

그때 우리나라의 부동산 이론들이 너무 잘못된 게 많다고 느껴졌다. 수많은 상품들중 하나인데 정치적 구호가 녹아든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확한 이론을 가르치면서 언제 집을 사야하고 팔아야 할지 교육하기 위해 연구소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이현철 소장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사회인으로서 세상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5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파트 사이클과 관련된 2권의 책을 집필했다. 현재 '아파트사이클연구소'와 동명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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