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BBQ와 송사벌인 bhc 박현종 회장 집유2년 선고...'치킨전쟁' 발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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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BBQ와 송사벌인 bhc 박현종 회장 집유2년 선고...'치킨전쟁' 발단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6.0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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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왼쪽) bhc의 소송전이 끝날 기미 없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의 법정 다툼은 올해로 벌써 8년째다. 소송의 발단은 2014년 9월 bhc의 전 대주주 CVCI(시티 벤처캐피탈 인터내셔널·로하튼의 전신)가 "BBQ가 bhc의 매장수를 부풀려 팔았다"며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하면서다.

소송은 지난 2017년 2월 국제중재법원이 "BBQ는 9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다방면에서 양측의 소송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한지붕 두 가족'에서 철천지 원수가 된 BBQ와 bhc의 '치킨게임'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앙숙이 된 국내 대표 치킨브랜드의 남모른 '치킨 전쟁'의 이면을 살펴봤다.

서울동부지법은 8일 BBQ 사내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현종 bhc치킨 회장에게 징역형인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法 BBQ 전산망 불법 접속 박현종 bhc 회장 징역형

제너시스비비큐(이하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현종 bhc치킨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인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부장 정원)는 8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개인정보보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bhc본사 사무실에서 당시 BBQ 재무팀 소속 직원 A씨와 B씨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두 차례 접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사내 정보팀장으로부터 A씨와 B씨의 그룹웨어(사내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아 당시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회사의 대표가 직접 나선 범행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밝히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 회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갈등의 시작, 2013년 7월 bhc 사모펀드에 매각

2013년 6월 BBQ는 bhc를 매각했다. 매각 계약에서 쟁점이 된 건 물류 및 상품 공급계약이다. 매각 당시 BBQ는 향후 10년 간 bhc가 만든 치킨 소스와 파우더를 영업이익률이 연 19.6% 유지되는 선에서 공급받되, 문제가 없으면 계약을 5년 더 연장하기로 하며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로부터 4년여 후인 2017년 BBQ는 bhc와 물류 및 상품 공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동시에 BBQ는 bhc 임직원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2017년 6월 BBQ는 박현종 bhc 회장 및 임직원이 자사 전산망을 해킹해 경영기밀을 빼갔다며 이들을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BBQ는 이런 이유를 근거로 bhc를 상대로 상품 및 물류를 공급 받기로 한 공급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bhc도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bhc는 BBQ의 일방적 계약 해지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535억원 규모의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내부전산망에 접속해 자료를 가져간 건 인정된다"면서도 "범죄인을 특정할 수 없어 기소를 할 수 없다"고 bhc의 손을 들어줬다. 

BBQ는 발끈했다. "검찰의 포렌식 조사를 통해 bhc의 조직적 범죄행위가 드러났다"고 강변하며 박 회장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BBQ와 bhc 이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가 맞붙은 크고 작은 송사만 10여개가 넘는다. 대표적으로 소송가만 1231억원대인 물류계약 소송은 양사가 모두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 2심을 준비 중이다. 상품계약 소송은 1심에서 bhc(340억원 배상)가 일부 승소했다. 

BBQ와 bhc의 주요 갈등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2004년 8월 BBQ는 bhc를 인수했다. 그리고 2013년 7월 시티그룹 계열 사모펀드에 bhc를 매각했다. 그로부터 4년여가 흘러 양사의 소송전을 격화됐다. 쟁점은 ▲매각 시 bhc가 가맹점 수를 조작했는지 여부 ▲상품·물류 계약 위반 ▲불법 영업기밀 취득 등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가맹점 수 조작과 관련해 BBQ는 박현종 bhc 회장이 매각 책임자로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bhc는 박 회장은 글로벌 부문 대표로 구체적 상황은 모르고 있다고 맞선다. 상품 및 물류 계약 위반과 관련해 BBQ는 bhc가 불법으로 영업기밀을 가져가 신뢰가 깨졌다고 말하는 반면에 bhc는 사실과 다르며 일방적 계약 파기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불법 영업기밀 취득 부문에서 BBQ는 내부 전산망에 들어와 무단으로 정보를 취득했으며 검찰의 포렌식으로 관련 증거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bhc는 사실과 다르다고 맞선다. 

윤홍근 BBQ 회장(왼쪽)과 박현종 bhc 회장. 사진=연합뉴스

자회사서 경쟁사로 역전된 상황

1997년 '별하나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bhc는 2004년 조류독감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 70억원에 BBQ에 인수합병되면서 BBQ의 자회사가 됐다. 하지만 인수 후 기존 BBQ 가맹 점주들은 bhc 매장과 중복 출점 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여기에 경영난과 지나친 출혈 경쟁을 막고 가맹시장 건전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BBQ는 bhc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튼은 bhc를 1130억원에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8년여를 이어오고 있는 BBQ와 bhc의 치킨전쟁의 배경이기도 한 양사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생겨난다. BBQ가 애초 자회사였지만 매각 후 경쟁사가 된 bhc로부터 물류와 상품을 공급받는다. 치킨 업계에선 물류는 매출과 이익을 산출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이라고 지적한다. 

로하튼은 회사 경영을 기존 BBQ에서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로 있던 박현종 현 bhc 회장에게 맡긴다. 박 회장은 로하튼과 매각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박 회장 취임 후 bhc는 톱배우 전지현을 전속모델로 기용하고 로고와 메뉴 등을 리뉴얼하면서 눈부신 성장을 했다. 

두 회사의 상황은 역전됐다. bhc가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BBQ를 앞질러 나가기 시작했으며 가맹점 수 역시 감소세에 접어든 BBQ와 달리 bhc는 BBQ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기준 bhc의 매출은 4771억원, 영업이익은 1538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2%, 영업이익은 18.3% 증가했다. BBQ 역시 전년 대비 13%가 넘는 36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608억원으로 14.5% 늘었다. 두 회사의 매출은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기준 가맹점 수를 살펴보면 BBQ는 1604개, bhc는 1518개다. 가맹점 변화 추이를 보면 BBQ는 2017년 1659곳에서 2019년 1604곳으로 감소한 반면 bhc는 같은 기간 1456곳에서 1518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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