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엔화]① "엔 매도 주문 끊이질 않는다"...135엔대도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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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엔화]① "엔 매도 주문 끊이질 않는다"...135엔대도 가시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08 13: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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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 133엔 돌파...엔화약세 지속
미·일 금리차에 무역적자 확대도 엔화약세 원인
전문가들 "엔화약세 지속될 것"
일본의 엔화가 마치 날개를 잃어버린 듯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엔화가 마치 날개를 잃어버린 듯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의 엔화가 마치 날개를 잃어버린 듯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가 극과 극으로 엇갈리면서 엔화에 대한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최대 과제로 삼고, 공격적인 긴축을 줄곧 시사한 미국과는 달리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어서 엔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당 엔화 133엔 돌파...20년래 최저치

8일 오후 12시30분 현재 달러당 엔화는 133.01엔을 기록중이다. 이는 2002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연초 달러당 115엔대로 한 해를 시작했으나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엔화 가치는 133엔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양국 중앙은행의 엇갈린 통화정책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린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달러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줄곧 외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일본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양적완화 정책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의 이같은 견해 차는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격차로 이어진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25% 수준인 반면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를 넘나들고 있다. 

캐피털닷컴 트레이딩 책임자로 외환시장에서 30년 경력을 가진 브라이언 굴드는 "엔화 매도 주문이 끊이질 않고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며칠은 규모도 상당히 많아졌다"며 "20년래 최고치인 달러를 엔화로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고 설명했다. 

미·일 금리차에 무역적자 확대도 엔화약세 원인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일본의 무역적자 확대도 엔화 약세의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하는 일본의 경우 최근의 고유가 흐름이 무역수지를 크게 악화시켰다. 

일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본의 무역수지는 8391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고유가로 인해 일본의 4월 수입액 규모는 전년동기 28.2% 급등한 8조9154억엔에 달하는데, 이는 자료 집계가 시작된 197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일본의 무역적자 행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역적자는 엔저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일본 입국자 수를 늘리고, 일반 관광객의 입국도 허용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엔화의 가파른 하락세를 주춤하게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 입국자들은 자국 통화를 팔고 엔화를 구매하기 때문에 엔화 약세의 억제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입국자수 상한을 기존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늘렸으며, 오는 10일부터는 단체 관광에 한정해 일반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최고 성수기에는 하루 9만명에 달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엔화 약세를 멈추게 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즈호 은행의 카라카마 다이스케는 "최대 2만명이 유입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여행수지 흑자는 1개월치 무역 적자를 상쇄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엔저 억제 재료로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135엔 돌파할 듯"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흐름이 멈춰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엔화의 약세를 막아낼 수 있으나, 내년 4월 임기 종료를 앞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그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엔화 약세가 너무 날카롭지 않으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양적완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의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엔화 약세 흐름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쿄와 뉴욕의 투자 전문가들은 엔화가 한 단계 더 떨어진다는 데에 베팅을 하고 있다"며 "미 국채와 일본 국채 수익률의 격차 확대가 이같은 요인으로, 그것이 단기간 내에 변화할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글로벌 거시전략 책임자인 벤 에먼스는 "달러당 엔화가 135엔대를 쉽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수준에 이른다면 2002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통화전략 책임자인 윈신 역시 달러당 135.15엔을 목표치로 전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추이.
엔·달러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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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grz 2022-06-08 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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