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부담" 소비자 피로감에…'자사앱'으로 단골 늘리는 외식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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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부담" 소비자 피로감에…'자사앱'으로 단골 늘리는 외식업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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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앱 확대로 배달 수수료·프로모션 비용 부담 줄여
멤버십 제도로 '단골' 만든다
"아직 불편"…앱 편의성 관건
교촌치킨 자체 앱. 사진=교촌치킨
교촌치킨 자체 앱. 사진=교촌치킨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주요 배달앱의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고객들을 '자사앱'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앱을 리뉴얼하고 혜택을 강화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209만 24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MAU인 3321만 6220명보다 약 3.5% 정도 감소한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3월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 크다. 지난 3월 MAU(3532만 8명)보다 약 9% 줄었다. 두 달간 이용자 수가 약 10% 감소한 셈이다.

이같은 배달앱 이용자 수 감소 현상에 대한 업계의 분석은 다양하다.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음식을 배달시키기보다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 이어진 배달비 인상 논란도 배달앱 이용자 수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배달 수요 증가와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한 라이더 수급 문제가 반복되며 꾸준히 증가한 배달비에 대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소비자 의견이 속출했다. 

배달비에 대한 부담으로 배달앱 이용이 주춤한 사이 자사앱 전략은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앱 비중이 커질 수록 가맹점주는 배달앱에 지불하는 배달 중개 수수료나 프로모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도모하면서도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GRS 통합 외식앱 '롯데잇츠'. 사진=롯데잇츠
롯데GRS 통합 외식앱 '롯데잇츠'. 사진=롯데잇츠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의 롯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 GRS의 자체 앱 '롯데잇츠'는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한다. 롯데GRS는 올해 1분기 롯데잇츠의 매장 수령 서비스인 '잇츠오더' 활용 매출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도넛의 잇츠오더 활용 매출액은 각각 약 40%, 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GRS는 자사앱 주문이 늘은 것에 대해 앱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등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잇츠는 현재 앱 이용자에게 배달 서비스인 '홈서비스' 할인 쿠폰을 증정하거나 햄버거, 커피 등의 쿠폰을 다수 제공하고 있다.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도 확대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의 자체 앱을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 앱은 고객들이 ‘매장 픽업’과 ‘배달 주문’ 등을 통해 메뉴를 주문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앱을 통해 메뉴를 주문하면 세트로 무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쿠폰을 증정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BBQ
BBQ 앱 자체결제 서비스 BBQ 페이. 사진=BBQ

배달 비중이 큰 치킨업계는 이미 치열한 자사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멤버십 제도를 갖춰 주문이 누적될수록 혜택의 범위를 늘려 '충성 고객'이 생길 수 있도록 했다. 

교촌치킨의 자사앱 회원 수는 270만명을, BBQ의 자사앱 회원 수는 30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앱을 통해 주문할 때 적립되는 포인트나 쿠폰 덕분에 재주문 비율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교촌은 멤버십 등급제 방식을 적용해 구매 횟수에 따라 ‘Welcome’, ‘VIP’, ‘KING’ 3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른 포인트 적립과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또 특정 요일 할인 이벤트 등 고객이 앱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이점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BBQ는 자사앱에 간편결제 서비스인 'BBQ페이'를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사이드메뉴 무료 서비스나 카카오톡 기프티콘 할인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bhc도 자사앱 주문에 대한 할인 이벤트를 강화하고 있다. 

자사앱은 고객의 구매 패턴 등의 데이터를 확보하기에도 용이하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거나 타겟 마케팅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프랜차이즈의 자사앱이 아직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의 주요 배달앱에 비해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객관적인 리뷰를 찾아보기가 어렵고, 고객이 여러 앱을 설치해두어야 하는 점도 단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립금 제도 등을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성공한다면 해당 브랜드 주문을 자체 앱에서만 가능하게 하는 스타벅스 방식의 모델도 가능할 것"이라며 "허나 자사앱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꾸준히 제공되지 않을 경우 초반 프로모션만 취하고 이탈하는 고객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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