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물가잡기 위해 '빅스텝' 금리인상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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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 물가잡기 위해 '빅스텝' 금리인상 대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6.06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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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캐나다·뉴질랜드 등 0.5%p 인상
ECB·호주 등도 대폭 인상 전망 제기
전 세계 공급망 혼란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각국 통화정책 당국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전 세계 공급망 혼란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각국 통화정책 당국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각국 중앙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위해 기준금리를 '성큼성큼' 올리고 있다.  

전 세계 공급망 혼란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각국 통화정책 당국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사이 중앙은행 0.5%p 인상 연이어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등의 중앙은행들은 최근 한 달 사이 통상적인 기준금리 인상 폭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1.5%로 0.5%포인트 올렸다. 4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빅스텝 인상이었다.

캐나다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더 강력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지난달 25일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역시 2회 연속 인상 행보였다. 4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은 RBNZ가 22년 만에 단행한 빅스텝 인상이다.

RBNZ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 범위 내로 낮추는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기로 합의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RBNZ의 이런 행보에 이웃 나라 호주의 호주중앙은행(RBA)도 금리 정책에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RBA는 11년 6개월 만인 지난달 3일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바 있다.

호주 경제가 견고한 모멘텀을 보여 RBA가 오는 7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4%포인트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6.5%에서 7%로 0.5%포인트 올렸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고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계속 0.5%포인트씩 인상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멕시코 중앙은행 의사록에선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 필요성도 제기됐다.

미 연준, 6월과 7월 두 차례 빅스텝 '기정사실'

지난달 4일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6월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두어 번 회의에서 빅스텝 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우리는 계속 금리 인상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돌연 '9월 금리 인상 중단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달 24일 "사이렌을 울리는 소방차도 예방 가능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인다"며 9월에 금리 인상을 "쉬어가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달 2일 CNBC방송에 출연해 "지금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쉬어가야 한다는 근거를 찾기 매우 어렵다"며 보스틱 총재의 9월 중단설을 일축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을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일을 틀림없이 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제1 도전과제"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일 현재 연준이 6월 회의에서 빅스텝 인상을 할 확률은 99.3%, 7월에도 재차 할 확률은 89.5%로 집계됐다. 하지만 9월에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61.0%로 낮은 편이다.

ECB도 7월 0.5%포인트 인상설 '솔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달 23일 금리 인상 불씨를 댕긴 이후 ECB 위원 간 인상폭을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당시 ECB 홈페이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기준금리의 일종인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혀 7월과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후 ECB 위원인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7월 0.5%포인트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마르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0.5%포인트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B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진작부터 대폭적인 금리 인상을 설파해오고 있었다.

홀츠만 총재는 지난 1일 블룸버그와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0.5%포인트 인상을 하면 ECB가 진지하게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진화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 스페인 신문과 인터뷰에서 7월과 9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기준 속도'(benchmark pace)가 될 것이라며 빅스텝 논의에 선을 그었다.

금융시장은 7월이 아니라도 연내 ECB가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ECB가 12월에 예금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각종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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