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통신] 스웨덴 노벨박물관 광장에서 민속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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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통신] 스웨덴 노벨박물관 광장에서 민속춤을
  • 이철규 통신원(노르웨이)
  • 승인 2022.06.03 14: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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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오피니언뉴스=이철규 통신원(노르웨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북유럽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구본 먼 끝을 바라보는 노르웨이, 스웨덴 , 덴마크, 핀란드 등 노르딕 국가들은 왠지 한국보다 훨씬 춥고 밤이 길어 사람 살기 어려운 극지(極地) 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북유럽의 봄, 여름은 대한민국 만큼이나 따뜻하고 아름답다. 

북유럽 국가의 겨울철 여행이 노르딕 스키를 타고, 오로라를 보고, 개 썰매를 타며 자연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봄, 여름철 여행은 미세먼지 없는 광활한 피요르드 변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구도심을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시즌이다.

여기에 북유럽 스타일의 엔틱한 건물이며, 심플한 북유럽 디자인을 보노라면 지난 코로나 팬데믹의 슬픈 과거는 금방 잊혀지지 않을까?

북유럽 국가중 가장 인구가 많은 스웨덴은 왕성한 푸르름과 화사함을 간직한 파란색, 노란색 국기 만큼이나 여름 배낭여행을 떠가기 좋은 곳이다. 노벨상의 나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꼭 찾는 노벨박물관(Nobelmuseet)이 있다. 평화로운 5월의 주말 정오,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노벨박물관을 찾았다.

노벨박물관의 찾은 사람이라면 큰 건물에 비해 좁은 입구와 어둑 침침한 작은 내부 전시공간에 처음엔 실망하기 일쑤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노벨의 어린시절과 성장과장, 노벨상의 기원과 시상식 행사준비과정 및 만찬 음식, 만찬 옷 등 다양한 전시 내용과 노벨상 분야별 수상자들을 꼼꼼히 보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방 흘러 간다.

노벨박물관 전경 및 광장.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노벨박물관과 스웨덴 왕궁 근처는 스웨덴 민속음악과 민속춤 등 문화 행사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노벨박물관 전경 및 광장.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노벨박물관과 스웨덴 왕궁 근처는 스웨덴 민속음악과 민속춤 등 문화 행사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주기적으로 박물관 전시 설명을 진행하므로 전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노벨과 동시대에 삶을 살아보고 느껴보면 어떨까? 

알프레드 노벨은 잘 알려져 있듯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화학자다. 다이마이트가 터널공사 등 인류에 도움이 되는 곳에 쓰이길 바랬지만, 실상 전쟁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사용된 것은 노벨에게도 인류에게도 크나 큰 아픔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노벨은 1895년 유언을 통해 전 재산을 인류를 위해 써 달라고 한 것이 노벨상의 시초가 되었다.

1901년 제정된 노벨상은 노벨화학상, 물리학상, 생리학상, 경제학상, 문학상, 평화상 여섯 개 분야에서 매년 말 시상이 이루어지는데 노르웨이에서 진행하는 평화상을 제외한 다섯 개 분야는 스웨덴에서 시상식과 행사를 진행한다.

노벨박물관 큐레이터. 노벨박물관에 입장하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박물관 큐레이터 서비스를 통해 노벨의 성장과정과 노벨상의 기원 등을 전시공간 동선을 따라 설명을 진행한다. 큐레이터가 노벨상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노벨박물관 큐레이터. 노벨박물관에 입장하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박물관 큐레이터 서비스를 통해 노벨의 성장과정과 노벨상의 기원 등을 전시공간 동선을 따라 설명을 진행한다. 큐레이터가 노벨상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노벨박물관은 한 세기를 넘는 긴 시상식 역사 만큼이나 방대한 자료를 품고 있어, 자연히 내 민족, 내 나라, 때론 내가 존경했던 인물들의 수상 내역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대한민국 수상자로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받은 노벨평화상 내용과 사진을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시대를 살아 간 수많은 수상자들의 유품과 글을 보노라면 그 시대로 돌아가 지나온 삶들과 교감하며 오늘의 나를 알아차리는 자리가 되곤 한다. 여행의 묘미는 우연함에 있지 않을까? 

한 세기가 훨씬 넘는 역사 여행을 마치고, 박물관 기념품 판매대를 찾았는데 박물관 밖 광장이 요란하다. 주말마다 열리는 노벨축제 “Nobel festen” 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스웨덴 국기를 휘날리며, 전통 옷을 입고, 전통 악기를 든 스웨덴 사람들이 스웨덴어와 영어로 행사를 소개하며 전통의상을 입은 스웨덴 인들이 포크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점점 불어나는 인파 속에서 흥에 겨워 넋을 잃고 스웨덴 문화에 취해본다. 배낭 속 귀중품에는 아랑 곳 없다.

왼쪽 사진은 노벨박물관 입구전경. 오른쪽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옥중 편지와 함께 아내에게 선물로 받은 붉은 털신이 전시 돼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왼쪽 사진은 노벨박물관 입구전경. 오른쪽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옥중 편지와 함께 아내에게 선물로 받은 붉은 털신이 전시 돼있다. 사진=이철규 통신원

노벨박물관 앞 광장에서 민속 의상을 입은 현지인들과 관광 온 세계인들과 함께 손에 손잡고, 평화를 꿈꾸며 스웨덴 민속춤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이런 순간엔 카메라를 잠시 꺼 두고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필자도 배낭 메고 노벨축제의 전통민속춤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나 둘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는 행렬의 꼬리가 점점 길어 지더니 어느 덧 발 딛을 틈없이 빽빽한 달팽이 산을 이룬다. 따뜻한 정오의 햇살 만큼이나 평온함이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순간이며, 전쟁을 잊고 평화로운 오후를 맞이하는 행복한 순간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들로 분비는 커다란 쇼핑센터를 찾는 것도 좋지만, 노벨박물관과 왕궁 인근의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아기자기한 돌길과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상점들의 있어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거미줄 같은 골목길을 때론 헤매더라도 빛 바랜 건물 벽 위로 푸르른 하늘길이 열려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때론 꽥 짜여진 계획표는 찟어 버리고,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우연한 만남을 찾아 북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 스톡홀름 나홀로 여행 tip : 스웨덴은 현금 사용 비중이 매우 낮은 나라로, 스웨덴 크로나(SEK) 환전 없이도 신용카드로 대중교통 , 전동 스쿠터 등의 이용이 가능하며, 관련 앱을 미리 설치해서 이용하면 할인혜택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주말에 열리는 벼룩시장에서는 현금이 꼭 필요하다. 공항버스 앱 알란다(ARN) 공항과 시내 중심 중앙역 운행 (flybussenarna),  전동스쿠터 앱 ( Lime, Tier, Ryde 등). 스웨덴 민속춤 정보는 인터넷 Folkdansringen-stockholm.se 에서 확인 할 수 있다. 

● 이철규 노르웨이 통신원은  'EuroMetta' 의료기기 CE-MDR 유럽정착지원 및 유로메따 대표로 재직 중이고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공공외교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 ㈜메디리안 연구부소장 및 의료기기 마이스터고 산학겸임교사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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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완 2022-06-05 09:33:40
노르웨이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