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물가·2%대 성장률' 현실화…경기 '하강 국면' 접어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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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물가·2%대 성장률' 현실화…경기 '하강 국면' 접어들었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3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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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4.5% 예상…성장률은 2%대 중후반
추경호 기재부 장관 "당분간 물가 5%대 보게 될 것"
민생안전 프로젝트 가동해도 물가 하락 효과 미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소비자물가가 5%대 진입을 앞둔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2%대 중후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정부가 다음달 발표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민생안정 프로젝트에도 물가상승률 5%대 예상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당분간 5%대 물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촉발한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 그렇게 한다면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30일 3조1000억원 상당의 '긴급 민생안전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8%로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생안전 프로젝트의 주 내용 중에는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식용유·커피 등 14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것이 포함됐다. 산업 파급효과가 크거나 가격이 상승 중인 7개 산업 원자재도 할당·조정관세를 연말까지 적용·인하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학자금 대출 저금리 동결 ▲5G 중간 요금제 출시 유도 ▲서민 안심전환대출 ▲저소득층 가구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보유세 2020년 수준으로 환원 등의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기대되는 물가 하락 효과를 0.1%포인트로 내다봤다. 그러나 추경에 따른 물가 상승률 역시 0.1%포인트로 예상돼 효과는 서로 상쇄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4.5% 예상…경기흐름 불확실성 커져

이날 기획재정부는 '4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봉쇄조치 등 대외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경제심리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역 정상화로 반등이 기대되는 내수도 물가압력 등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어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4.5%, 2.9%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에너지 제외)은 올해와 내년 중 각각 3.2%, 2.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공급차질 심화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역시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압력 증대로 상당 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석유류, 식료품, 외식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커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3%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다음달 중 경제성장률 2%대로 낮출 가능성 있어

정부는 민생안정, 경제활력 제고,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다음달 중으로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여기서 기존 3.1%인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 중후반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을 이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3%에서 2.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에서 2.8%, 산업연구원은 2.9%에서 2.6%, 국제통화기금(IMF)은 3%에서 2.5%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3분기가 지나면 물가 오름세의 경우 대부분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소비자물가는 올해 2분기 4.9%를 정점으로 예상하며, 10월 이후에야 4%대를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수입 농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이 외식·가공식품 등 경직적인 항목을 자극할 경우 정점이 지연되거나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2023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3분기 말에서 4분기 중 물가의 기저효과와 병목현상 등 공급사이드의 요인은 부분적으로 빠르게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 추세가 진정되더라도 성장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경제는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기는 본격적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거나 경기침체를 막거나 둘 중에 하나는 선택해야 하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 대응이 더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용 충격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재 심화되고 있다"며 "물가상승은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되 외부에서 비용이 늘어난 부분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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