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독일 프랑스, 그리스와 협상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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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독일 프랑스, 그리스와 협상 문 열어
  • 정리=김대호기자
  • 승인 2015.07.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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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도 유럽에 압력

그리스를 살라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등 앵글로 색슨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프랑스 독일도 협상의 문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각국 반응을 살펴본다.

 

1. IMF, “그리스 도울 준비 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6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도울 준비는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가 IMF가 주문해온 연금 지출 축소 등 재정개혁에서 가시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은 구제금융을 해줄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리스 유권자들이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안을 압도적으로 거부한 것을 주목한다"며 "우리는 (그리스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그리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MF 대변인은 라가르드 총재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IMF가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겠지만, 그리스가 지난주 IMF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만큼 연체규정에 따라 금융을 제공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IMF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그리스가 연금개혁을 포함한 재정개혁에서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구제금융은 어렵다는 게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IMF가 검토 중인 기술적 지원은 향후 개혁 방안에 대한 자문 등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우선 채권자로서 현재 만기가 돌아온 채권 이외의 다른 채권에 대해서는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 않고 유럽연합 등도 마찬가지여서 그리스의 현 채무 불이행 상황을 '연체'(arrears)로 규정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서는 국가부도로 갈 개연성이 있다고 IMF 관계자가 밝혔다.  

 

2. 독일 프랑스,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한 그리스에 대해 채무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새 구제금융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협상을 시작할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로부터 그리스를 다시 번영하게 할 정확한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30일 채권단에 2년간 ESM이 자금을 지원하고 채무 재조정하는 내용의 '3차 구제금융' 협상안을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은 이미 그리스와 많은 연대를 보였다. 최후의 제안은 아주 너그러운 것이었다"면서 "19개 회원국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민주주의라고 한 데 대해 "이것도 역시 민주주의다"라면서 압박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 "이제 치프라스 총리가 유로존에 남고자 하는 진지하고 믿을 만한 제안을 내놓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스와 유럽에 긴급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그리스 국민이 전날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 안을 거부한 뒤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상황을 평가하고 이 사안에 대한 양국 공동 대처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만났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그리스 위기 해결 방안에 대해 그동안 이견을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민투표를 기다린다면 혼란의 위험이 있다"면서 즉각적인 협상과 합의를 촉구하는 유화적인 면을 보였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투표 결과를 지켜보자"면서 그리스와 무원칙한 구제금융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론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양국 대통령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포함한 유로존 정상은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채무탕감(헤어컷)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 정부의 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양국 정상의 발언은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로존이 취할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3. 미국, “그리스 유로존 탈퇴않도록 타협할 것” 촉구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그리스와 유럽연합(EU)의 지도부에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도록 타협할 것을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투표는 끝났지만, 백악관의 입장은 전과 같다"며 "그리스가 부채의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혁안에 양측은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양측간 커다란 입장 차가 있지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이들 차이가 해소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는 방식의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의 이 언급은 그리스 국민의 다수가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을 요구하는 구제금융 제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져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나온 첫 미국의 반응이다. 

또 그는 "궁극적으로 이는 유럽이 해결해야 할 도전"이라며 중재를 위해 미국이 주된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금주 유럽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현 상황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4. 영국, “독일 메르켈이 양보하라”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그리스 위기가 자국으로까지 전이될 것을 우려하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막기 위해서 한발 물러서라고 조언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스본 장관은 "상황이 악화하면 유로존 위기가 결국 영국으로까지 번질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에게 "무질서한 그렉시트를 막기 위해 한발 물러서 그리스에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라"고 제언했다.

오스본 장관은 "우리는 2012년 유로존의 문제가 어떤 충격을 가져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영국으로까지 번졌는지를 목격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이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 위기가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영국 여행객들을 도울 다양한 긴급 대책이 있다"며 "그리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돈이 고갈될 경우 고립된 여행객들을 위해 수백만 유로를 그리스로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스 여행 기간에 생필품 부족으로 물자가 부족할 수 있으니 충분한 상비약을 챙기고 현금을 미리 인출할 것"을 당부했다.

 

5. 러시아, 쿠바등 좌파정권, “정치적 승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치프라스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그리스 국민에게 지지를 보냈다. 두 정상은 이어 러시아와 그리스의 협력 강화에 관한 몇몇 문제를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전부터 그리스가 유로존과 유럽연합(EU)을 떠난다면 러시아가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다고 암시해왔다고 포린폴리시(FP)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그리스를 통과하는 천연가스관 설치 방안을 제시했고 러시아 기업들이 그리스 공기업 민영화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왔다. 모두 그리스의 일자리를 늘리고 정부 세수 확대에 도움이 되는 사업들이다.

치프라스 총리도 지난달 러시아에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가 예사롭지 않음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스 사태를 논의하기도 했다.

 

피델 카스트로(88)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치프라스 총리에게 축하 편지를 보냈다. 

그리스 총리실에 따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서한을 보내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훌륭한 정치적 승리”라고 축하했다. 또 "국민투표 승리 소식을 열심히 챙겨봤다"며 "남미와 카리브해 국민들은 외부의 침략에 맞서 정체성과 문화를 지킨 그리스에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치프라스 총리를 '존경하는 동지'라고 지칭해 연대의식을 밝히며 편지를 끝맺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도 축하의 뜻을 밝혔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전통적인 공산주의 국가 이외에 유럽지역의 신흥 좌파 정당들도 치프라스 총리를 치켜세웠다. 

스페인의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국민투표 결과를 두고 "시민이 압도적으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주장 정당인 '5성 운동'의 베페 그릴로 대표는 "이것이 직접 민주주의"라면서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로 협상안 수용을 결정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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