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다시 급등하나...여름 성수기 앞두고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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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다시 급등하나...여름 성수기 앞두고 '꿈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5.27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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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드라이빙 시즌 시작...원유 수요 늘어날 듯
유가 급등시 수요 둔화 따른 가격 안정 가능성도 있어
공급부족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주장도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 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다소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재차 오름폭을 키워가면서 고공행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오히려 수요가 파괴돼 가격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유가, 두달만에 최고치...원유 재고 감소

26일(이하 미 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전일대비 3.4% 오른 배럴당 114.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2주 전인 5월10~11일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던 국제유가는 재차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 3월24일 이후 두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철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것이 유가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드라이빙 시즌이란 6월부터 8월까지 미국인들의 운전 거리가 늘어나는 시즌을 말한다. 여름 휴가 등의 이유로 차량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휘발유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다.

통상적으로 6월 메모리얼 데이를 드라이빙 시즌의 시작으로 간주하는데, 올해는 오는 30일이 메모리얼 데이다. 

오안다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시장 분석가는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서 미국의 원유 재고가 계속 낮아질 전망"이라며 "이는 원유 가격 상승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 역시 "높은 연료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메모리얼데이 주말이 2년만에 가장 바쁠 것으로 에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유의 재고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낮아진 상황이다. 

지난 25일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100만배럴 감소했다. 당초 S&P글로벌커머디티는 10만배럴 증가를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트레이더들이 러시아산 석유를 피하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점도 공급부족에 대한 전망에 무게를 싣는 부분이다. 

현재 EU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 방안은 헝가리를 비롯해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의 반대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30~31일 개최되는 EU 정상회의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타이트한 원유 공급을 더욱 빠듯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타마스 바르가 PVM오일 대표는 "러시아 석유에 대한 EU 제재안이 모든 관련국들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유가는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지역의 봉쇄 해제가 눈앞으로 다가온 점도 수요 증가를 이끄는 부분이다. 

렐리가레 브로킹의 부사장인 수간다하 사치디바는 "상하이는 2개월간 봉쇄 후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4주간 석유수요 감소...수요둔화로 고유가 전망 바뀔 가능성도 

유가 상승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재차 가속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경제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선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으나 다소 후퇴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경제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배럴당 110달러를 계속해서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가 급등이 수요 둔화로 이어지면 유가 상승에 대한 전망도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EIA 자료에 따르면, 4주간 석유 수요는 2020년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를 언급하며 "고유가로 인한 수요 둔화는 유가가 더욱 오를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바꿀 수 있다"며 "비용급등에 따른 수요 둔화로 인해 드라이빙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둔화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공급부족의 문제를 해결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높은 유가 속에서도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는 각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원유 개발 투자가 현저히 감소한 상황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을 앞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압박을 받는 석유업계 대부분이 원유 개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며 "전세계 원유 추가 생산 여력은 2%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전의 하루 원유 소비량이 지금보다 250만배럴이나 많았던 항공업계가 회복되면 원유 수급에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투자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실상을 가린 측면이 있다"며 "투자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는 코로나19 진정과 함께 시작됐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가격 추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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