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들의 잇단 경고...더 암울해진 경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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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EO들의 잇단 경고...더 암울해진 경기전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5.25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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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보드 "경기 신뢰도, 팬데믹 이후 최저로 추락"
"각 분야 CEO들, 최근 몇 주간 경기침체 경종 잇따라 울려"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목소리로 향후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목소리로 향후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미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며 방향성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목소리로 향후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와 주변 환경의 달라진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의 수장들이 경고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IT·자동차·호텔 업계...일제히 경고성 발언 내놔

유통 공룡인 월마트와 타깃 등 유통기업들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악영향을 경고하고 나섰고, 스냅은 기업들의 비용 절감에 따른 광고비 축소로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이들은 일제히 매크로 환경의 변화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 이어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원자재 부족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CEO들이 내다보는 향후 전망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4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의 CEO인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 전환됨에 따라 향후 배터리는 물론 원자재까지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타바레스는 "2024~2025년까지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2027~2028년에는 차량용 원자재가 부족할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과 채택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NBC는 이를 언급하며 "타바레스가 원재료 부족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가장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가 더 많아지면서 배터리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이 차량용 원재료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타바레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25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보다도 수요가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공급부족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가치평가나 EV 판매 능력을 예측하는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니오의 윌리엄 리 CEO 역시 "현재 전기차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라고 말했다. 

앞서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경기침체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올인 서밋에 참석해 "(미 경제가) 아마도 12~18개월은 힘들 것"이라며 "기업들은 비합리적인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자본 비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CEO인 코리 배리는 "경기침체를 예상하지만 완전한 경기침체는 아닐 것"이라며 "우리는 전면적인 경기후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이미 올해 우리 산업이 쇠퇴할 것을 예상해 이에 따른 전략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리어트의 앤서니 카푸아노 CEO는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믿는다"고 언급했으며, 팔란티어의 CEO인 알렉스 카프 역시 "경영진이 현재 전반적으로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B CEO들 "경기침체 피하기 어렵다" 한 목소리 

월가 굴지의 투자은행(IB) 수장들은 좀 더 구체적인 경기침체 우려를 내놓기도 햇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12~24개월 이내 어느 시점에 경기 침체가 있거나 매우 느린 부진한 성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요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면 1년 전 우리가 여기 앉아있었을 때보다 지금 좀 더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찰스 샤프 CEO도 "경기침체는 피하기 어렵다"며 "경제가 너무 뜨거워 미 연준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금리는 오를 수 밖에 없고 소비자와 기업 건강의 역동성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에너지 위기는 유럽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고, 유럽은 공급망 대혼란, 에너지 위기,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폭풍의 한복판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 경제는 회복력이 더 뛰어나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연준의 금리인상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에상했다. 

컨퍼런스보드 "CEO 경기 신뢰도는 팬데믹 이래 최저"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기업 수장들의 우려섞인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EO들은 경기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은행과 농업, 교통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경영진들은 경제가 여전히 건전하고 소비 지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며, 경기 둔화 징후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미국의 일부 최고 경영자들은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예측한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일론 머스크에서 데이비드 솔로몬에 이르는 재계 지도자들은 임박한 경기침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즈니스 리서치 그룹인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4월25일부터 5월9일까지 우량기업의 CEO 13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의 CEO들은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 상승 억제 계획이 비록 완만하지만 경기침체를 초래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EO들의 경기에 대한 신뢰도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향후 6개월 이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리더들이 60%에 달할 정도로 미래에 대한 경영진의 전망이 깜깜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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