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만기 늘리고 금리 고정형상품 출시…"금리인상기 수요 대응"
상태바
은행권, 대출 만기 늘리고 금리 고정형상품 출시…"금리인상기 수요 대응"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24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7월 DSR 규제 확대 이전 40년 주담대 출시
대출 수요 감소세… 한도 증액으로 금융소비자 노려
"실수요자 지원 목적으로 더 많은 선택지 제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리인상기로 접어들면서 은행들이 만기가 길거나 금리가 고정형인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출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만기를 길게 잡고 금리를 고정함으로써 이자를 줄여 금융소비자를 잡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1억원 이상 대출에도 적용되기에 이러한 'DSR 우회' 전략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40년간 '10년 고정금리' 대출 출시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날부터 최장 40년으로 10년간 고정금리를 이용할 수 있는 'IBK장기고정주택담보대출' 상품을 50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대출기간은 최장 40년으로 고정금리 기간을 5년과 10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대출대상은 기업은행에 주택을 1순위로 담보제공(근저당권 설정)하는 경우이며, 대출을 받은 다음달부터 거치기간 없이 원금 또는 원리금균등분할방식으로 상환하는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0.90%포인트 감면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 4.25~5.15% 수준이다. 전년말 잔액의 10% 범위 내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기간을 10년까지 확대한 상품으로 금리상승기에 서민의 안정적인 주거마련과 금융비용부담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 우리아파트론, 우리부동산론, 우리WON주택대출에 대해 5년 변동금리를 선택시 0.4%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5년 변동금리가 첫 5년 후 5년 주기로 금리가 변동하는 상품이라면, 고정혼합형(5년)의 경우 5년 후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한다. 5년 변동금리가 좀더 금리 변동 주기가 긴 셈이다. 

이날 우리WON주택대출 기준 5년 변동금리는 4.15~6.45%로 고정혼합형(5년) 금리인 4.57~6.47%보다 하단이 0.42%포인트가량 낮다. 

시중은행, 대출 만기 연장 상품으로 한도 증액 효과

시중은행들은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는 데 이어 대출 만기를 연장한 상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만기가 늘어나면 DSR 규제 하에서 대출 가능한 총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DGB대구은행은 다음달 2일부터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 기간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네 번째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터 신용대출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원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에 대한 신용대출 기간을 최대 10년으로 변경했다. 

주담대의 경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모두 만기를 40년으로 연장했다. 지난달 21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약 한 달 만에 모든 시중은행이 주담대 만기를 연장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6일,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9일과 13일, 우리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까지로 늘렸다. 

만기 연장 상품, 한도는 확대되지만 이자 증가 고려해야

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기간을 연장한 상품과 금리고정형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대출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은행 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액은 1월 7000억원, 2월 3000억원, 3월 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달에는 가계대출이 1조3000억원 증가하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로 봤을 때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면 신규 대출 소비자들이 은행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날 수 있다. 

고정형 주담대를 유도하는 것 역시 금리인상기에 대출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형 가계대출 이용자 비중은 80.5%를 기록했다. 전체 차주 10명 중 8명이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차주 1명당 이자 부담은 연 평균 16만4000원 증가하기에 당분간은 고정형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만기 연장 상품의 경우 상환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5% 금리로 30년간 3억원을 대출 시 매월 원리금 상환액은 161만원에 30년간 붙는 이자만 2억8000만원 선에 달한다.

금리와 액수가 같은 경우 만기를 40년까지 늘리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144만원으로 줄어들지만 이자 총액은 4억원으로 늘어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기를 늘린 대출상품을 출시했다"며 "대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