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바이든 방한후...中언론, 韓정부에 '중국 견제정책 동참' 신중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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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바이든 방한후...中언론, 韓정부에 '중국 견제정책 동참' 신중요구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05.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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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는 중국의 성장을 막고 억지하려는 전략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균형 위협
미중 첨예한 갈등 속, 윤석열 정부의 첫 외교 시험대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정부와 언론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대해 날 선 비판과 우려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6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회담에서 "각각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에서 출발해 디커플링과 망 단절의 부정적인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국가들과 함께 은밀히 분열과 대항의 책략을 도모하지 말고 협력을 논의하길,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지 말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친구 그룹을 만들기를, 아태 지역에 혼란을 만들지 말고 지역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구축 계획에는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뚜렷한 만큼 한국이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취지가 포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회담을 열고 한중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사진출처=펑파이신문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회담을 열고 한중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사진출처=펑파이신문

IPE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균형을 위협할 것

중국 언론들도 정부의 의견을 옹호하는 입장들을 기사로 쏟아내며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IPEF는 지역 경제의 촉진자라기보다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촉진하기 위한 곡예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지역에 분열과 혼란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한미동맹 강화 전망에 대해 "제3국을 겨냥한 이러한 양국 관계는 한국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균형을 위협한다"고 언급했다.
중신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태경제프레임(IPEF)’를 적극 홍보하고 정치적·군사적 동맹까지 확대해서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려는 야심은 결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징바오는 “취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번 동아시아 방문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동맹의 결속을 다지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그러나 미국은 기세가 등등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줄줄이 미국이 의도하는 일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와 언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대해 날 선 비판과 우려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사진출처=인민왕

중국 정부와 언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대해 날 선 비판과 우려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중국 정부와 언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대해 날 선 비판과 우려를 연일 쏟아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 평택 삼성전자 캠프 방문자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IPEF는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막고 억지하는 전략일 뿐

중국 전문가들도 개인 SNS 및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태경제프레임(IPEF)’을 비판하고 경계심을 표출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위안징 부소장은 중신왕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1호 도전자이자 위협자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징 부소장은 ‘인태경제프레임(IPEF)’은 국가 간 교역을 진전시키는 데 유리한 요소가 없고, 디지털 경제, 공급망 협력 등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경제 무역 발전을 추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와는 달리 ‘인태경제프레임(IPEF)’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원은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을 두고 "바이든 부통령의 이번 특별배치는 전략적 고려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바이든 정부는 한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시위 연구원은 “‘인태경제프레임(IPEF)’은 미국이 디지털 경제와 공급망 재편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제무역 과학기술연합”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이 개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며 이른바 ‘인태경제프레임(IPEF)’은 배타적인 특성을 지닌 미국의 인태 전략 취지를 그대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및 글로벌 전략 연구원 둥샹룽 연구원은 "미국이 '인태경제프레임'을 빌려 중국의 성장을 막고 억지하려 한다"며 ‘인태경제프레임(IPEF)’를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출처=북경일보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출처=북경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국과 마찰을 최소화해야 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외교 시험대

중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 한국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새 정부가 미국 측과 자주 접촉하고 있지만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은 한국 시민들의 집단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 며 “20일 오후 서울 거리에서 여러 한국 시민단체 대표들이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바이든 방한 격화 전쟁위기' '윤석열 정부, 미국의 신냉전 참여 반대', '미·일·한 군사협력 반대'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이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한국의 IPEF 가입으로 한중 관계가 지난 사드 배치 때처럼 냉각되어 중국의 경제 보복과 같은 후폭풍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국이 IPEF에 참여했다고 해서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만큼 미국 중심의 경제 외교로 첫 발을 내 딛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중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며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외교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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