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폭락장에서 에너지주 잔뜩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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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폭락장에서 에너지주 잔뜩 담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5.1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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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덴탈패트롤리엄 꾸준히 매수 나서
에너지주 꾸준히 담아...원자재 급등에 베팅한 듯 
워런 버핏은 에너지주를 적극 담으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워런 버핏은 에너지주를 적극 담으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

저명한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의 명언 중 하나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1467억달러(약 178조원)의 현금을 들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약 2년간 사실상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시기가 없었던 만큼 버크셔해서웨어 역시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연초 이후 주식시장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확산되자 워런 버핏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버핏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심한 상황에서 에너지주를 적극 담으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옥시덴탈·셰브론 등 에너지주 지분 늘려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3F'라고 알려진 주식보유현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1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모든 기관 투자자들은 매 분기말로부터 45일 이내에 이 양식을 제출해야 한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제출한 13F에 따르면, 이 회사의 3월31일 기준 현금 보유액은 1063억달러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현금 보유 규모인 1467억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이며, 그만틈 투자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특히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0일과 12일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 90만1768주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2월말부터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을 사들기 시작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은 총 1억4316만주다. 

또한 버크셔해서웨이는 셰브론에 대한 지분도 늘렸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셰브론 지분은 지난해 4분기 45억달러에서 올해 1분기 259억달러로 급증했다. 

WSJ은 "에너지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원자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해 S&P500에서 단연 최고 실적을 낸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셰브론은 연초 이후 47% 상승했고,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은 134% 급등했다. 이는 S&P500 지수가 올 들어 1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루팔 반살리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셰브론과 옥시덴탈에 투자한 것은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며 "이 회사는 분명히 인플레이션 헤지일 가능성이 있는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짐 섀너핸 에드워드존스 선임 분석가는 "에너지 주식은 워런 버핏이 전통적으로 중시해 온 두 가지, 즉 저평가 매력과 배당 형태의 주주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씨티그룹 주식 5500만주, 30억달러 어치를 사들이는 등 은행주에 대한 지분도 늘렸다. 은행 관련 주식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주식으로 알려져있으며,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다. 

팬데믹 당시 현금 쌓던 버핏, 다시 매수 나서 

워런 버핏은 2020년 3~4월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보였을 당시에는 현금을 쌓아둘 뿐 이렇다 할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는 말을 줄곧 해온 버핏인 만큼 폭락장에서 매수에 나서지 않는 모습에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버핏은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당시 버크셔해서웨이는 장기간 투자할 가치가 있어 보이는 기업을 찾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많은 현금을 손에 쥔 채 지난해를 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당시의 상황이 지나치게 불확실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투자에 나서지 못했으나, 현재의 부진한 장세는 그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섀너핸 분석가는 "2020년 당시 그들은 상황이 얼마나 더 악화될지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금은 완전히 다른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캐스 매릴랜드대학교 교수는 "현재 시장은 워런 버핏이 선호하는 장소로 생각된다"며 "시장에서 패닉이 오면서 버핏은 헐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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