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에서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의 직원에 대한 처우가 회사에 따라 차등화하는 양상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인력 시장이 빡빡해지고 물가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급여인상을 직원에게 밝혔다고 CNBC가 보도했다.

나델라 CEO는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탁월성 예산'을 거의 배로 올리기로 했으며, 직업 경력의 초·중기에 있는 사람, 그리고 특정한 지리적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67등급 이하인 직원에게 연간 주식 보상을 최소 25%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가장 낮은 59등급부터 80등급 이상까지로 분류해 등급에 따라 자사주를 달리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 대변인은 "사람들은 우리의 임무와 문화, 하는 일에서 찾는 의미, 함께 일하는 동료,  받는 보상 때문에 MS에 와서 머문다"며 "전 세계적인 보상에 대한 이런 투자 증대는 우리 직원에게 고도로 경쟁력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지속적 약속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4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8.3%에 달하며 40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한 가운데 고용 시장에서 실업자는 줄고 일자리는 계속 느는 상황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이달 초 새로운 성과 평가 절차를 도입해 직원들 급여를 인상하기로 했다. 구글은 '구글 평가·개발'(Google Reviews And Development·GRAD)란 새 절차를 도입하면 직원 대다수가 더 높은 급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구인난 속에 고급 인재를 유치하고 붙잡아두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같은 IT 업계에서도 고용을 동결하거나 감원에 나서는 곳들도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신규 채용을 동결하거나 축소하기로 했고, 우버도 비용을 삭감하고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무료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로빈후드는 정규직 직원의 약 9%를 감원하기로 했다.

인텔의 경우 주주들이 최근 이 회사의 최고위 임원진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기로 표결했다. 표결에는 전체 주식 가운데 약 34%의 지분을 쥔 주주들이 참여했는데 17억7000만주를 보유한 주주는 임원 급여안에 반대했고 9억2000만주를 대표하는 주주는 찬성했다.

표결 결과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권고일 뿐이며 인텔 임원들의 급여에 즉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일부 주주가 펫 겔싱어 CEO의 성적과 회생 계획을 면밀히 감시한다는 신호라고 CNBC는 지적했다.

앞서 통신회사 AT&T에서도 지난달 주주들이 임원에 대한 급여안을 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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