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트럼프 vs 펜스', 조지아에서 공화당 차기 대권후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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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트럼프 vs 펜스', 조지아에서 공화당 차기 대권후보 경쟁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05.1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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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조지아주 주지사 예비선거
공화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 차기 대선후보 뛰어들어
공화당 향후 패권 위한 포석, 대리전에 총력전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에틀랜타, 미국)] 오는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주지사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조지아주가 다시 미국 전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지사 선거가 예선부터 세인의 이목을 끄는 것은 이례적이다. 

당초 이번 선거는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공화당)와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Stacey Abrams, 민주당)의 본선 리턴 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에이브럼스가 켐프 현 주지사에게 1.4%의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후 그녀는 일약 민주당 스타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조지아 프라이머리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는 켐프 주지사의 대항마로 데이비드 퍼듀(David Perdue) 전 연방상원의원을 내세운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켐프가 조지아주의 부정선거를 저지하지 않은 것을 맹비난한 것이다

조지아 프라이머리는 이에 따라 트럼프의 2024년 차기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차기 대선을 2년 앞둔 현재 트럼프는 공화당에서 인지도, 지지도, 호감도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그의 입김은 아직까지 공화당에서 거세다. 

펜스, 켐프 지지하며 ‘그림자 경선’ 적극 나서

이런 가운데 차기 대선 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한솥밥을 먹던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장외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펜스 전 부통령은 최근 성명을 통해 “켐프 주지사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보수 주지사 가운데 한명”이라고 그를 추켜 세웠다.

그는 켐프 주지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켐프가 코로나 펜데믹 당시 조지아의 경제활동을 재개하자 트럼프는 그를 맹 비난했다. 반면, 펜스는 오히려 그를 ‘국가의 모범’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최근 펜스의 오랜 측근인 마크 쇼트가 켐프의 선거캠페인 고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역 언론지 애틀랜타 저널(AJC)는 이와 관련, 차기 대통령 후보의 주도권을 둘러싼 공화당 내부 세력다툼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닌 게 아니라 공화당에서는 벌써부터 '그림자 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류 언론들도 차기 대선 주자들이 벌써부터 전략을 가다듬고 '몸풀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군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도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자 경선이란 공식 선거에 앞서 대선 주자들이 당내 주요 인사, 지방 정치인, 유력 후원인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예비선거'를 뜻한다.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례적으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크 펜서(왼쪽) 전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례적으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이크 펜서(왼쪽) 전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캠프, 지지도·선거자금 퍼듀에 앞서

이런 연장선상에서 펜스가 지지하는 켐프와 트럼프가 후원하는 퍼듀의 한 치 양보 없는 조지아 선거전은 그야말로 공화당원뿐 아니라 민주당원들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의 지지율이 퍼듀 전 연방상원의원보다 10% 정도 높다. 선거 자금 모금에서도 켐프는 퍼듀와 에이브럼스에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퍼듀가 트럼프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조지아에서는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CNN은 트럼프가 미워하는 공화당 주지사인 켐프를 축출하려는 시도가 큰 실패를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후보자 지지가 그 힘을 잃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영향력이 과소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조지아 연방상원선거 경선에서는 허셸 워커(Herschel Walker) 후보가 69.9%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트럼프의 지지 선언을 일찍부터 받아 전국적으로 회자됐다. 만약 24일 프라이머리에서 50%이상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는 6월21일(화) 실시된다. 여기서 이긴 후보는 11월 중간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게 된다.

켐프 위해 전·현 주지사 조지아 방문 

이번 조지아 프라이머리에는 다른 주 주지사까지 가세했다. CNN에 따르면 피트 리켓 네브라스카 주지사, 더그 두시 애리조나 주지사, 그리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이 조지아를 방문했다. 켐프를 지원 사격하기 위해서다.

이중 리켓과 두시는 '공화당 주지사 연합' 공동 의장이다. 켐프를 위해 각종 광고비를 지불하기도 했다. 켐프는 전미 총기 협회(NRA)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각종 지원 사격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트럼프 대세를 꺾기 위해서다. 반프럼프파 입장에서는 배수진을 치는 심정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

이번 프라이머리 결과에 따라 공화당의 향후 차기 대권후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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